창녕군은 해발 1000m 넘는 높은 산은 없지만, 황금빛 억새와 붉은 진달래로 유명한 화왕산(756.6m)과 아홉 마리 용에 관련된 전설이 있는 관룡산((754m)을 품고 있어 크고 깊지는 않아도 아름답고 작은 계곡은 여러 곳이 있다.
창녕군을 대표하는 계곡인 화왕산 옥천계곡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화왕산 감리 계곡을 아는 등산객은 그리 많지 않다.
창녕군 고암면 감리 일원에 위치한 감리계곡은 규모는 작지만, 계곡 주변에 위치한 작은 소(沼)가 여러 곳 있고 작은 폭포가 있어 여름철 더위를 피하고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장소로 적격이라 할 수 있다.
작은 폭포를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잘 정비된 등산로를 이용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산행하는 것 또한 여름철 더위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 등산로를 산행하다 보면 계곡에 발을 담그고 담소를 나누거나 낮잠을 즐기는 이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옥천계곡보다 덜 알려진 곳이다 보니 피서객으로 붐비지 않아 심신을 치유하면서 한가롭고 여유롭게 자연 속으로 빠지게 된다.
감리계곡 너른바위 소(沼)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20명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감리계곡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명물 장소이다. 계곡을 따라 오를수록 협곡이 높아져 무리하게 계곡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 사고의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하지만, 계곡 중간에 산재한 기암괴석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신령한 기운까지 느끼게 한다.
이 마애불 아래쪽에 베틀바위라 불리는 암석이 있는데 고려 중엽 평장사 이공의 딸이 김 상서의 아들과 혼약을 했으나, 약혼자가 결혼 전에 죽자 이곳에 들어와 홀로 수절하며 베를 짰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애잔한 전설을 간직한 계곡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한적해 자연과 쉽게 동화되고 지친 일상의 심신을 치유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인지 모른다. 감리계곡 발원지는 화왕산 정상 동쪽 자락에서 발원해 감리계곡을 거쳐 초지마을로 흘러가며 길이는 약2km 정도이다. 들머리는 24번 국도를 밀양방면으로 따라가다 화왕산자연휴양림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계곡 입구에 위치한 화왕산자연휴양림은 지난 2014년에 조성한 산림 휴양시설이다.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만이 화왕산자연휴양림을 찾는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어 자연에 몸을 맡겨 휴식을 찾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장소로 숙박시설은 숲속의집 8채와 산림휴양관 10객실, 그리고 야영객들을 위한 야영덱이 11개소 있다.
편백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숙박시설은 최신식으로 지어져 깔끔한 내부와 간단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취사도구와 전자제품을 갖추고 있어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고 좋아하는 음식물만 준비해 오면 된다.휴양림 주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무장애 덱이 293m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정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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