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춘추
섬진강변에서 피어난 순수(純粹), 손자 시 두 편정효영(하동 문해교육 교사)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8.21  18:06:4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정효영

하동 섬진강에 잠자리채와 채집을 들고 손주 현우와 나가면 2~3시간을 즐겁게 놀고 온다.

잠자리, 나비, 메뚜기, 방아깨비 등의 곤충들을 잡아서 집에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다.

잡초를 베어서 풀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현우가 느낌을 말하는데 바로 한 편의 시가 되었다.


 

노란 꽃

풀이 누웠다. 꽃도 누웠다.
노란 붓꽃이 예초기 끝에서 누워버렸다.
할미야,
꽃이 불쌍하다. 아파서 누워 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을텐데
못 가겠다.
잠자리도 나비도 꽃이 보고 싶을텐데
꽃이 누워 있으니, 벌도 꽃에 가지 않는다.
불쌍하다. 엄마, 아빠가 울겠다.
잘 있어. 또 올게. 안녕.



떨어진 나뭇잎을 밟을 때마다 나는 소리를 현우가 표현한다.


나뭇잎

한 잎 밟으니 차각차각
또 한 잎 밟으니 따각따각
덜 마른 잎은 사각사각
할미야
나뭇잎 소리가 다르다
채집통을 땅에 놓고
드럼치듯 치면서
음악소리란다.




고추잠자리가 많이 날아다니는데 한 마리도 못 잡고 돌아오는 길에 작은 메뚜기 한 마리 잡아서 돌아와 집 마당에서 나비, 방아깨비 세 마리를 잡았다. 채집을 가방 들 듯이 들고 다니며 누나 유치원 친구들 보여주겠다고 한다.

고추잠자리 한 마리, 노랑나비 한 마리, 호랑나비 세 마리, 방아깨비 두 마리, 메뚜기 한 마리를 채집에 넣어 부자가 되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노래를 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날마다 잠자리채 든 할머니와 채집을 가방처럼 든 네 살짜리 손자가 섬진강변을 두 시간, 세 시간씩 산책하는 모습이다.

노란 붓꽃이 피어있는 풀밭을 베어버린 모습을 본 손자는 다시 말한다. “빨리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 또 올게” 하며 손 흔드는 손자, 난 그 손등을 살짝 깨물기도 한다.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