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이번 폭염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의정칼럼] 이번 폭염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8.08.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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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번 폭염을 두고 세계적인 기상학자들이 하는 말이다.

이번 여름은 말 그대로 찌는 듯한 무더위였다. 밤에도 30도 이상의 기온이 유지되는 열대야현상으로 잠을 뒤척이던 밤이 연일되면서 낮에는 몽롱한 피곤함까지 더해지는 나날이었다. 예년 같으면 전기료 아끼라고 군소리하던 집사람도 올해는 종일 에어컨을 키는데도 별 말씀이 없으시다. 이렇듯 이번 폭염은 개인의 생활방식과 흐름을 많이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변화된 개인의 생활패턴이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에까지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더욱이 급격한 기후변화는 국가경제차원을 넘어 이제 인류의 생존까지도 넘보고 있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인간의 자원소비가 자연의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정되는 날짜)가 2014년에는 8월19일이었고, 2016년은 8월8일, 2017년에는 8월2일로 점점 더 앞당겨지고 있다고 한다. 8월2일 이후부터 우린 지구가 우리를 위해 준비해둔 자원 용량 1년 치를 모두 소진하고 앞으로 남은 5개월 동안 우리가 쓰게 될 생태자원은 모두 미래의 자원을 끌어다 쓰게 된다는 뜻인데 결국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쓸 자원을 끌어다 미리 쓰게 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큰 원인인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경제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153개국 회원국이 비준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산업 보호라는 명목으로 공식 탈퇴 선언했고 중국도 협약에 아랑곳하지 않고 굴뚝산업에 올인하는 기세이다. 2016년 지구의 평균 지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무려 섭씨 1도가 더 높아 사상 최고 기록을 깨뜨렸다. 해수면의 높이도 2010년까지 19㎝ 상승했고 21세기말까지 최대 98㎝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십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음과 가난을 겪게 될 것이고 많은 문명은 파괴되고 지구상의 생물 여섯 중 하나는 멸종된다고 한다. 자연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고 이는 인류에게는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시작인 것이다. 올 여름의 혹독한 폭염은 어쩌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애정 어린 경고일지도 모른다.

필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건설소방위원회는 도민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도로, 하천, 주택, 도시계획, 버스, 택시, 철도,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 및 유지관리 뿐만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재산과도 직결되는 재해, 재난, 소방분야까지도 그 업무를 소관하고 있어 재난에 준하는 이번 폭염사태에서 가장 일선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도내 폭염을 피하기 위한 무더위 쉼터는 5499개소가 지정, 운영되고 있는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추경 성립전 예산으로 편성하여 긴급지원 하였고 무더위 쉼터 중 하나인 산청 특리마을을 현장 방문하여 주민들의 애로를 청취할 수 있었고 지역 소방서를 방문하여 온열환자 등 각종 구조·구호활동의 지원방안과 여름철 피서지의 물놀이 안전대책을 세우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자연의 고통과 신음을 국가예산으로 메꾸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전 국가적, 전 인류적 차원에서 대비하지 않는다면 최근에 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의 타노스처럼 지구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물의 절반을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강민국(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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