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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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08.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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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전찬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면서 기술이 과연 인간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기술이상주의, 가장 부정적인 기술회의주의, 긍정과 부정이 섞인 맥락주의, 기술보다 사용하는 인간의 역량을 강조하는 사회결정주의가 그것이다.

기술과 인간에 대해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Icarus) 이야기가 유명하다. 뛰어난 기술자인 다이달로스는 미노스왕의 환대 속에 미궁을 설계했지만 나중에 왕의 노여움을 사서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오히려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붙이고 이카로스와 함께 하늘로 날아 미궁을 탈출하였다. 이카로스는 새처럼 나는 것이 신기하여 하늘 높이 올라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은 채 높이 날아올랐고, 결국 태양열에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이카로스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자만하지 말라는 도덕적 의미로 해석되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들에게 어떤 훌륭한 기술이라도 우리 자신을 구원해주지 못한다는 교훈도 담겨 있다. 하늘을 나는 날개라는 기술의 장점과 더불어 그 한계도 충분히 인식시켰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훌륭한 기술과 더불어 이를 활용하는 인간의 생각과 의지도 중요하다.

켄타로 토야마는 ‘기술중독사회’라는 저서에서 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농업, 보건, 영양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디지털 그린(Digital Green)의 성공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그린은 농부를 돕는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비디오라는 농부들이 친숙한 매체를 활용하여 교육하였으며, 농부들과 오해가 생겼을 때 인내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

좋은 백신과 의약품이 있더라도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환자, 환자를 보살펴 주는 간호사, 전문성을 갖춘 의사의 생각과 의지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듯이 기술도 역시 인간과의 결합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제도를 세계 대부분 국가가 도입하고 있지만 민주화 정도에 차이가 존재하듯이 아무리 기술이 좋더라도 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터넷 기술이 최고로 발달한 미국의 빈부격차가 해소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기술이 사회병폐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전찬열(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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