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5)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5)
  • 경남일보
  • 승인 2018.08.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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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마들다, 겨끔내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 걱정이 됩니다. 비가 쉬지 않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가 쏟아지다가 또 그쳤다가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뜻하는 토박이말이 있는데 오늘은 그 토박이말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비가 오다가 안 오다가를 번갈아 하고 있다고 하기도 하는데요 ‘번갈아 나타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이 있답니다.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안 좋은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번갈아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쓰는 ‘번갈아 일어난다’와 뜻이 비슷한 토박이말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도 참일입니다.

‘번갈아 일어나다’, ‘번갈아 들다’는 말과 뜻이 비슷한 토박이말은 ‘갈마들다’입니다. ‘갈마들다’를 말모이 사전에서 찾아보면 ‘서로 번갈아들다’ 또는 ‘서로 번갈아 나타나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이 ‘갈마들다’라는 말을 알면 우리가 자주 쓰는 또 다른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토박이말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데 운동 경기 가운데 공차기 ‘축구’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가려지지 않으면 ‘승부차기’라는 것을 합니다. 여러분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한 사람씩 교대로 차서 못 넣는 사람은 죄인이 되고 그걸 막아내는 사람은 영웅이 되기도 하지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승부차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서 ‘교대로’라는 말을 썼는데 이 ‘교대’라는 말을 말모이 사전에서 찾으면 ‘어떤 일을 여러 사람이 서로 번갈아 맡아 함’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과 비슷한 말에 ‘윤번’, ‘교체’, ‘릴레이’가 있다고 하고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로테이션’, ‘교번’, ‘질대’라는 말이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말과 뜻이 비슷한 토박이말로 ‘겨끔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겨끔내기’는 말모이(사전)에서 ‘서로 번갈아 하기’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알려드린 ‘갈마들다’를 쓰면 ‘서로 갈마들며 하기’로 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승부차기’는 ‘서로 겨끔내기로 공을 차는 것’이라고 풀이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갈마들다’의 풀이는 ‘겨끔내기로 일어나다’ 또는 ‘겨끔내기로 나타나다’로 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날살이에서도 겨끔내기로 일을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교대로’, ‘번갈아’ 라는 말을 써야 할 때 ‘겨끔내기로’라는 말을 많이 써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일을 할 때 ‘로테이션으로’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데 ‘겨끔내기로’라는 말로 바꿔 쓰면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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