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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 위험과 스릴을 허하라신간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연합뉴스  |  yunhap@yunh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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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2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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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칠까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부모들이 바라는 위험하지 않은, 안전하기만 한 놀이터를 만들자 아이들이 놀이터에 오지 않는다. 잘 뛰어놀지 않게 되자 아이들의 비만율도 높아진다.

생활 기술 연구가이자 놀이터 디자이너인 김성원 씨는 신간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출판사 빨간소금)에서 놀이터의 역사를 훑어가며 놀이터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미국에서 처음 놀이터를 만든 뉴욕시는 1912년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놀이터에서 높은 사다리나 링이 달린 밧줄같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등반 놀이 기구를 금지했다. 그러나 오르기는 “암벽과 나무에서 살던 원숭이 후예인 아이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고 가장 거센 유혹”이라고 한다.

등반 놀이 기구 사고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2001년 ‘틴스워스&맥도날드 보고서’에 따르면 등반 놀이 기구 사고율이 53%, 그네가 19%, 미끄럼틀이 17%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의외로 안전 규정을 준수해서 만들었을 학교 운동장 놀이터에서 부상률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공공 놀이터였다. 그다지 안전 규정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졌을 집 마당 놀이터나 자가 제작한 놀이시설에서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놀이 기구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사고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안전한 놀이시설에서도 창조적으로 위험하게 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하드웨어의 안전성이 사고를 줄일 것이라는 생각은 막연한 기대나 환상일 뿐”이며 “집 마당의 놀이터나 자가 제작 놀이시설에서 사고가 적은 것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하며 안전에 신경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뉴욕시가 놀이터 관련 사업가들과 손잡고 표준화해 보급한 ‘4S’(Swing, Slide, Seesaw, Sandbox), 즉 그네, 미끄럼틀, 시소, 모래상자로 이뤄진 놀이터는 일본으로 전달돼 한국에도 이식된다. 그러나 이런 놀이터는 아이들 눈으로 보면 그리 매력적인 공간이 아니라고 한다.

어린이들이 이런 놀이터에 흥미를 잃은 사이 “그 틈새로 막대한 자본을 들여 놀이 지도자와 완벽한 안전장치, 스릴 넘치는 모험 기구를 갖춘 ‘닌자 워리어 코스’와 같은 상업적인 놀이시설들이 아이들과 청소년들, 성인들까지 끌어모았다”고 저자는 탄식한다. “이제 놀이 공간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상품이 되었고 경제력에 따라 놀이도, 놀이의 기회도 양극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그 대안으로 자연주의 놀이터, 예술과 결합한 놀이터 등 이런저런 놀이터들을 소개한 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를 제안한다. ‘재미’와 ‘안전’ 사이의 갈등에서 그것을 해결할 유력한 대안이 모험 놀이터라는 것이다.

놀이터의 물리적 구조와 시설만으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며, 이것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즉 ‘놀이터 시민 사회’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지역 공동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규칙과 지침, 등록 절차, 안전 보험, 어린이 놀이 건축가, 놀이 활동가와 활동 원칙, 공동체 문화 등이 갖춰진다면 스릴 넘치는 놀이터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56쪽. 1만 50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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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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