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소녀상의 눈물, 그치게 하자
[대학생칼럼]소녀상의 눈물, 그치게 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8.09.0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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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석(경남대 학보사 편집국장)
성민석

지난달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한 영상이 논란이 되었다. 바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세워져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모독하고 있는 한 남자의 영상이었다. 이 남성은 가만히 있는 소녀상에 어깨를 부딪치고 욕설을 난무하는 등 소녀상의 손을 잡기까지 했다. 관련된 뉴스를 보며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행동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 누군가 소녀상의 다리에 자전거 자물쇠를 채운 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취객이 소녀상 근처에 용변을 보기도 하고 안내판이 훼손되는 일까지. 소녀상 관리의 소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녀상은 2015년 8월 오동동 문화광장에 건립되었다. 창원 시민들이 직접 세운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창원 시민 5000여 명의 성금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소녀상이 세워진 곳은 일제 강점기 소녀들이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 중간 집결지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사진 촬영을 위해 오동동을 다녀왔다. 여전히 소녀상 근처에서 술집과 노래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녀상의 위치 선정은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함일지 모른다. 하지만 소녀상 주변을 본 나는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이날에는 전국에서 많은 행사가 열렸다. 경남 김해 연지공원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을 개최했다. 김해시 ‘평화의 소녀상 추진 위원회’에서는 작년 4월부터 1년 반 정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녀상 건립 모금 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이날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뜻깊은 날이었고, 김해 시민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담긴 날이 되었다. 김해 연지공원에 있는 조각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위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적어도 주변에는 술집과 노래방이 있지 않았다. 오동동 문화광장에 위치하여 수난을 겪고 있는 오동동 소녀상과 비교가 되었다.

최근까지도 우리나라의 치욕스러운 역사 중 하나인 ‘위안부’를 기억하기 위한 영화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길거리에 세워진 소녀상을 지나칠 때 잠시라도 지난 아픔의 역사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더 이상 아픔을 가진 소녀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성민석(경남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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