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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갈 길이 멀다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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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5  18: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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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소득주도와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우리 실정에 맞는 독창적인 노동과 복지성장 모델을 함께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최저임금인상과 최근의 노동시장, 복지분배에 따른 일부의 우려, 경기침체를 염두에 둔 것 같으나 현재의 경제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부, 여당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 깊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시각이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용참사와 분배참사에 이어 설비투자가 5개월째 줄어들고 있어 우리경제의 내일을 어둡게 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거리에 나서고 고용은 뒷걸음질 하고 있는데도 정부, 여당의 혁신성장 기조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현실을 뚫고 나갈 추진력에 신뢰가 가는 것도 아니다. 경제관련 참모와 각료간의 불협화음이 현실로 드러나고 장하성 정책실장 마저 2년간 최저임금 29%인상은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였다는 발언으로 정제되지 못한 정책임을 자인하고 있다.

이런 경제정책에 대해 노무현대통령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이헌재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을 보지 않고 팩트를 인정하지 않으면 국가와 사회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를 걱정했다.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에 가장 민감한 산업을 염두에 둔 듯하다.

이러한 경제문제가 세계적인 현상이라면 참고 견디며 미래를 기약하면서 힘을 모으자고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변국가들이 호경기를 누리고 해외투자를 꾀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50여국을 초청,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한 연구소가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최근 5년간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내각부가 조사한 자료에도 일본인의 74.7%가 매일의 일상이 즐거워 현재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본의 활황이 아베정권 이후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른바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비(R&D)와 설비투자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밝게 해주고 있다. 곳곳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우리가 조선과 기계산업의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싼 임금으로 우리의 기계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 우리의 현실과 대조를 이룬다.

지금의 상황을 두고 경제를 끌고 갈 힘이 없어 그 지점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임금쇼크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하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그 예산을 심의 통과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지금의 경제기조에 반기를 들고 있는 야당의 지원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지지도는 경제문제에 가장 민감하다. 집권이래 가장 낮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금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지지도는 더욱 낮아져 50%대가 무너지면 정책 자체가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더 이상 선거공약이니까 고수해야 한다는 오기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충고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정치적 행위의 귀결점은 실사구시 (實事求是)이고 국태민안(國泰民安)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추석은 코 앞인데 소비자 물가는 오르고 내수는 부진한데 지갑은 닫혀 있다. 이럴 때 궤도를 수정하고 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오기의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갈 길이 멀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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