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 대학
위기의 한국국제대…학내 불안감 확산재정지원 제한대학 포함…내부 문제 등 구성원 '한숨'
정희성  |  raggi@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9.05  22:44:53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서부경남의 유일한 4년제 사립대학인 한국국제대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밖으로는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돼 정원감축과 함께 내년에 입학하는 신·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이에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안으로는 학교법인의 비리, 교수에 대한 반복된 징계처분, 임금체불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학생을 비롯해 교수, 교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국국제대를 찾았다.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교문 밖에서 본 한국국제대는 평온했다. 하지만 교내에 들어서자 한국국제대의 어두운 현실을 알 수 있게 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현수막은 한국국제대 교수협의회와 민주노총 한국대학노동조합 한국국제대학교지부에서 내건 것으로 학교법인에 대한 비판과 임금체불 불만을 비롯해 대학정상화를 바라는 학내 구성원의 애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방학을 마친 학교 캠퍼스에는 학생들로 다소 붐볐다. 강의 시간에 늦었는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뛰어가는 학생부터 편의점 벤치에서 간식을 먹는 학생,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학생 등 다양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가 처한 상황을 알고 있을까. “학교법인의 지위는 ‘소유와 지배’의 권리가 아니라 ‘지원’에 있음을 명심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대화를 하던 학생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A학생은 “빨리 학교가 정상화 됐으면 좋겠다”며 “신입생인데 입학하기 전에 어느정도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조만간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집에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하며 친구의 얼굴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친 학생이 입을 열었다.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1학기에 국가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안 된다고 들었다. 아는 동생이 한국국제대에 진학하려고 하는데 솔직히 말리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닌 표정이었다.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 학교 분위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B학생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퉁명스럽게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좋지는 않죠”라고 말을 이었다. C학생은 “1학기에 학과 조교가 그만뒀다. 얼굴을 몇 번 보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았다. 소문으로는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그만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자기 자녀들에게 한국국제대에 가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학교를 운영했으면 좋겠다”며 학교법인에 쓴소리를 남겼다. D학생은 “총학생회에서 너무 가만히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학교법인에 대한 교수들의 불만도 높았다. 최근 법인의 계속된 징계로 2학기에 수업 배정을 받지 못한 음악공연학과 유모 교수는 “전공수업은 1대 1 레슨이 원칙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비용 문제를 들며 단체레슨을 하라는 지시를 했는데 거부했더니 지난 2016년에 재임용을 거부했다. 교원소청심사를 통해 재임용거부처분 취소 결정을 받았지만 그 후로도 학교의 책임회피와 허위사실을 유포, 학내 갈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감봉과 직위해제 처분을 계속내리고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다시 직위해제처분 취소처분청구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접수한 상태다. 유 교수는 “2학기에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교수를 비롯해 교직원, 학생 모두 학교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학생들의 무관심에 교수와 교직원들은 친법인파와 반대파로 나눠져 있어 힘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접고 학교를 떠나는 교수와 교직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이우상 총장도 지난 6월 사임을 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총장이 총장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구성원들은 학교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법인도 최근 밀린 월급을 지급하고 신입생 모집을 위해 ‘신입생 전원 특별장학금 지급’, ‘신·편입생 국장학금Ⅰ유형 보전’ 등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른 대책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한국국제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강도 높은 개혁과 봉사로 최고의 일자리 창출 대학이 되겠다. 이번을 계기로 혁신하고 변화해 보다 건실하고 강한 대학으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재단 소유의 진주학사를 매각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한국국제대가 부활의 날갯짓을 할 지 아니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지 진주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희성기자

 
한국국제대
5일 찾은 한국국제대 학내 곳곳에 현 학교 법인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정희성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