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대역전극으로 금메달 '명중'
진종오 대역전극으로 금메달 '명중'
  • 이은수
  • 승인 2018.09.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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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사격선수권 10m 공기권총 1위·단체전 우승
▲ 6일 창원시 의창구 창원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한국 진종오가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격황제 진종오(39·KT)가 6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6.2점차를 극복하고 역전 금메달을 따냈다.

진종오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단체전을 석권했다. 2관왕이 된 진종오는 혼성 10m 공기권총 9위에 그친 아쉬움을 씻었다.

이대명과 한승우도 50m 권총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진종오는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른 뒤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지 왈칵 눈물을 쏟았다. 힘겹게 정상 자리를 지킨 황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환희의 눈물이었다.

그는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41.5점을 쏜 뒤 슛오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황제’ 진종오는 안방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딸 마지막 사대에 섰다.

첫 10발에서 진종오는 98.8점으로 6위에 그쳤다. 1위 아르템 체르노소프(러시아)와는 5.6점차로 격차가 컸다. 함께 출전한 한승우(KT)가 100.2점으로 3위, 이대명(경기도청)은 99.8점으로 5위였다.

진종오는 이때부터 서서히 선두를 추격을 시도했다. 10발을 쏜 뒤부터는 모든 선수가 2발씩 쏘고 최하위는 하나씩 탈락하는 서바이벌이 시작됐고, 진종오는 9.6점, 10.5점을 쏘며 체르노소프와의 격차를 0.5점 좁혔다.

13번째와 14번째 발에서는 21.0점을 누적해 둘의 격차가 유지됐다. 진종오는 15번째 사격에서 8.8점을 쏘는 실수를 범했고, 16번째 발에 10.6점으로 만회했지만 0.4점 더 벌어져 5.5점 차이가 됐다. 진종오와 이대명은 공동 3위를 유지했고, 한승우는 6위로 경기를 끝냈다.

이후 5명이 남아 치른 경기에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17~18번째 발에 진종오가 19.8점으로 주춤한 반면 체르노소프는 20.5점으로 꾸준했다. 6발을 남겨두고 6.2점차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진종오는 이때부터 9점대를 한 발도 쏘지 않았다. 19번째, 20번째 발에는 각각 10.5점, 10.4점을 기록해 9.5점, 9.2점에 그친 체르노소프를 맹추격했다. 진종오가 높은 점수를 쏘면 한국 관중들이 환호한 가운데 체르노소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종오는 다음 시리즈에서도 10.2점, 10.6점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급격히 흔들린 체르노소프는 9.5점, 8.9점으로 무너졌다. 이대명은 10.3점을 연속으로 쐈지만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3위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1.6점차에서 마지막 2발. 진종오의 한 발이 10.3점에 명중했고, 체르노소프는 9.1점으로 계속 영점을 잡지 못했다. 0.4점차에서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 10.4점을 쏘고 결과를 기다렸다. 체르노소프가 10.0점으로 마쳐 둘은 241.5점 동점이 됐다.

챔피언은 슛오프를 통해 결정됐다. 체르노소프는 9.5점을 기록한 뒤 고개를 떨궜고, 진종오는 10.3점으로 승리를 확정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예선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 단체전에서 한국은 3명 모두 8위 이내의 성적으로 1747점을 올려 압도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진종오는 자타공인 역대 최고의 사격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ISSF가 진종오가 권총을 겨누는 사진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 상단에 넣을 정도다. 그만큼 남긴 업적도 화려하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땄고, 세계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그러나 진종오는 지난해부터 사격 선수로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우승한 50m 권총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고, 올해 초에는 등산 도중 어깨를 다쳤다. 그 여파로 50m 권총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에는 아예 출전조차 하지못 했다.

심기일전한 진종오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첫 개인전 메달을 노렸지만,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주최 측의 운영 미숙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진종오는 학수고대했던 창원세계선수권 첫 일정인 자난 2일 10m 공기권총 혼성 본선에서 400점 만점에 393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함께 출전한 곽정혜(IBK기업은행)가 376점에 그쳐 점수 합계 769점으로 본선 9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진종오는 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려 너무 기쁘고,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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