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시단
[경일시단] 늙은 고래의 노래(김남호)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9.09  21:07:5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늙은 고래의 노래
/김남호

그 작살을 한 번만 꽂아 다오
골목을 가득 채우던 내 푸른 몸뚱어리
내 창 밑에 다가가 꽝, 꽝, 꽝,
열두 번째 지느러미로 두드리면
벌렁거리는 심장으로
나를 향해 꼬느던 너의 작살
다시 한 번만 나에게 꽂아다오
죽을힘을 다해 죽을 듯이
그때처럼 내 심장에 꽂아다오
그러면 나는 마지막으로 솟구쳐 올라
지금껏 헤엄쳐 온 내 모든 골목들 뒤져
스무 살 적 그 이빨을 보여주며
핏빛 물보라 사이로 노을처럼 무너지며
살짝, 네게만 보여 주마!

------------------------------------

작살을 맞은 고래의 몸부림은 온 바다를 난장판으로 만들 것이다. 몸을 관통한 통증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세상을 헤집었을 것이다. 한 생명이 기진하는 그 처절한 사랑의 작살에 다시 한 번 꽂히고 유년의 한때를 달구었던 지독한 열정에 버둥대고 싶은 것이다. 온 골목을 난리 통을 만들고 아직 끝나지 않은 꿈을 다시 펴 보이고 싶은 것이다. 심장에 작살을 꽂듯 마지막 숨으로 아늑한 그대에게 파닥대고 싶은 것이다. (진주예총회장)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