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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足食, 足兵, 民信之矣’ 실현한 정부가 되길정영효(객원논설위원)
정영효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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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0  20: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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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국가 경영의 기본에 대한 제자 자공의 질문에 “국가 경영의 기본은 백성을 먹여 살리고, 군비를 확충해 국가를 보존하고, 백성을 보호하며,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足食, 足兵, 民信之矣)”(논어, 顔淵 7)고 답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공자가 설파한 대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국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넘겼다. 그럼에도 국가 경영 상태는 영 미덥잖다. 국가 경영의 기본인 ‘足食, 足兵, 民信之矣’ 모두가 어둡고, 불투명하다. 장기적인 경제침체에다, 계층간 소득격차는 더 심화됐다. 핵 위협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정치권에 대한 믿음은 바닥이며, 개인간 불신도 여전하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연속 하락세다.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는 추세다.

경제지표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더 악화됐다. 문재인정부는 일자리정부를 표방했다. 집값만은 안정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소득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부르짖었다. 그런데 1년을 넘긴 지금 평가를 보면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다.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고, 고용은 역대 최저치다.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반면 지방 집값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소비와 투자도 갈수록 감소되는 추세다. 경제지표에 ‘참사, 역대 최악·최저, 쇼크, 충격’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최근에 와서는 정부정책 마저도 오락가락한다.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일도 예사다. 정부에 대해 신뢰감이 추락하고 있다. 게다가 국가 경영 상황이 향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감이 서민들 마음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위기 국면에 탈출하기 위해 부동산 대책, 최저임금 인상, 근무시간 단축 등 이전의 정부들 보다 더 많은 처방전을 내놨다. 그렇지만 너무나 획일화된 처방이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지역과 단위 산업 분야들이 나타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심지어 정부정책에 불복종운동까지 벌이는 지경에 처했다.

지금은 지역과 산업이 융합되는 것이 아니라 분화되는 시대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재원을 한곳에 집중하는 획일적인 계획경제는 과거 제조업 중심의 대량생산 경제하에서는 효과적이었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이제 더 이상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중앙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 및 소상공계 등 모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서로 다른 질환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그 질환에 맞는 처방을 하지 않고 모두 똑같은 처방전으로 치료하니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획일적·중앙집중식 정책으로론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한곳에만 ‘足食’되고, 나머지가 ‘不足食’한 현 상황에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전체가 ‘足食’이 안되면 ‘足兵’도 어렵고, ‘民信之矣’도 안되는 것이다. 지역·산업별 각각의 특성에 맞게 분화·분산하는 정책만이 효과를 낼 수 있는 시대다. 중앙에 몰려 있는 산업 등 재원을 지역에 분화·분산하는 정책을 추진할 때 전체 ‘足食’이 가능하고, 지금 위기는 극복된다. 임기를 마칠 때쯤에는 ‘足食, 足兵, 民信之矣’를 실현한 문재인 정부가 돼 있길 기대한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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