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나침반, 멘토
인생의 나침반, 멘토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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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수 (진주준법지원센터 소장)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변함없는 내편이 있다는 건 살아가는 데 엄청난 힘이 된다. 한 사람이 위기나 좌절 상황에서 방황할 때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멘토다. 유명한 위인들의 삶 속에는 그들을 바람직한 길로 이끌어 준 멘토가 반드시 존재한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흉악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부모, 스승, 친구 등과 정상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청소년기부터 비행을 시작하면서 부모, 친구, 선생님들과의 유대관계가 약화됐거나 단절됐기 때문이다.

비행 청소년들 대부분은 주위에 변함없는 관심과 한결같이 지지해주는 멘토가 거의 없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 그들 주변에는 멘토 대신 비행 소년들이 함께하며 지속적으로 혹은 더 심각한 비행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멘토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다.

청소년 비행의 원인에 대해 발전이론을 주장한 샘슨과 라웁(Sampson & Laub)은 어려서 문제 성향을 보인 아이들은 부모와의 유대가 약화되고,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며,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도 원만치 못해 점차 비행청소년, 더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려서 문제행동을 보였던 어떤 아이들이 사회와의 유대가 회복되거나 강화될 경우 더 이상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비행을 중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범죄소년의 재비행 방지를 위해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처우기법이 멘토링이라고 할 수 있다. 멘토링은 범죄소년과 자원봉사자 간의 친밀하고 상호적인 일대일 관계를 통해 정서적, 사회적 지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멘토링이 가정 내의 역할 모델이 없는 비행 청소년의 성숙을 돕는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최근 발생한 청소년 범죄의 근원적 문제해결을 위해 교사, 전문상담사, 의사 등을 명예보호관찰관으로 위촉, 전문성 있는 자원봉사자들로 사회적 지지망을 구축해 고위험군 집중지도, 정서적지지, 위험요인 제거에 힘쓰고 있다.

세상에 자신을 지지해주고 실패까지 수용해 줄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절망 끝에서 일어날 힘이 솟는다. 함께 할 사람이 없는 이는 쉽게 무너진다. 우리사회의 청소년들이 희망이 있고 살만한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든든한 멘토가 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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