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말이 곧 인격이다
[교육칼럼]말이 곧 인격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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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前 창원교육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좋은 말 한 마디는 사람을 한 순간에 변화시킨다. 그 반대도 있을 수 있다. 나쁜 말, 저주의 말 한 마디는 사람을 망치게도 하고,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는 모름지기 그가 쓰는 말에 있어 실수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긍정의 언어생활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나라의 발전을 언어의 변화가 가져온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자조적인 팔자타령이나 저주와 욕설의 부정적 언어생활에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로 대표되는 긍정의 언어생활을 하면서부터 우리 국민은 역동적으로 변했고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크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의 언어가 거칠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언어생활이 크게 걱정된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단 한마디도 못하는 아이도 있다고 한다.

우리말처럼 욕설이 많고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등의 비속어가 많은 민족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이것을 고칠 노력은 하지 않고 욕설대회를 개최한 적도 있다. 그 욕설대회에서 우리 고장의 어떤 출전자는 2등을 했는데, 1등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는 기사를 읽고 가슴이 먹먹하였다.

필자는 한국 영화 관람을 주저할 때가 많다. 욕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감독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욕설로 표현한 예술이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그 욕설이 관객의 정서와 심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문학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어느 작가의 소설 한 질을 사서 읽다가 두 권 째를 다 못 읽고 던져 버렸다. 매 쪽마다 욕설이 난무하고 비속어가 현란하여 심사가 뒤틀려서 도무지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민초들의 팍팍한 삶을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점 모르는 바 아니나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다고 생각하였다.

인격은 언어로 표출된다.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모든 이가 욕설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당해도 말을 절제하고 순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상황으로 반전시킨다. 그 사람의 높은 인격 수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정다감한 말 한마디의 인격이 상대방을 변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인다. 언어생활을 통한 인성 함양이 중요한 근거인 것이다.

인성 함양의 언어생활은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언어의 창조성을 체험하는 생활을 맛보게 해야 한다. 동식물도 음악이나 인간의 말에 반응한다는 연구가 이젠 일반화되었다.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왓칭’은 시공을 초월하는 언어의 창조적 능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성교육은 그 시작이 언어에 달렸다. 돈 한 푼 안 들이고도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고,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 다정다감하고 진솔한 말이다. 그런데 곱고 바른 말, 긍정의 말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그래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긍정의 언어생활을 습관화하면 아이들의 심성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서 행동이 달라지고 운명을 개척하게 된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금보다 더 귀한 말은 침묵보다 위대하다. 우리의 아이들이 긍정의 언어생활, 언어의 창조성을 체험하여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웃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 수준이다.
 
임성택(前 창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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