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대학생칼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3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희성(경상대학교신문 편집국장)
“국어국문학과면 책 많이 읽겠네. 한 달에 몇 권이나 읽어?” 국어국문학을 전공한다고 말하고 나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이 자리를 빌어 대답하자면 한 달에 한 권도 못 읽을 때가 많다. 책을 펼쳐 읽다가도 시험 기간이 돼서, 과제가 있어서, 대외 활동을 해야 해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 도서관 통계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거점국립대 ‘재학생 수 대비 대출자 수 비율’ 평균은 68.1%로 약 3명 가운데 1명은 1년 동안 도서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서 부흥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찾아온 ‘책의 해’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많은 민관 단체들이 합동으로 구성된 조직위는 국민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책의 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경상대학교가 위치한 진주는 ‘심야 책방’을 운영하는 서점 한 곳을 제외하고는 관련 행사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 시간을 함께, 즐겁게 만들어 가자는 것이 ‘책의 해’의 목표다. 독서는 고급 노동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쉽지만 책을 읽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스마트폰 속 세상이 더 즐거워서’만은 아니다. 물론 다양한 미디어에 더 흥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책장을 한 장 넘기기 위해 필요한 정신적 노력을 하는 것보다 SNS를 하는 것이 덜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마트폰을 볼 시간은 있지만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는 것은 결코 핑계가 아니다.

독서가 중요한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독서에 쓸 노력을, 생활을 위한 다른 곳에 많이 써 버렸다. 독서는 중요성과는 별개로 우선순위가 꽤나 뒤편에 있다. 먹고 사는 걱정에 하루를 보내는 사람을 붙잡고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신 언제든지 독서할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책의 해’의 행사가 2018년에 한정되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독서는 당장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계속 모색해 나가야 한다.

 
이희성(경상대학교신문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