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인공지능으로 소생하는 지역경제
[객원칼럼] 인공지능으로 소생하는 지역경제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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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개인용 컴퓨터인 PC는 1970년대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 컴퓨터가 가져다 줄 미래의 변화와 인류에게 끼칠 이익 등을 매우 기대했다. PC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 운용 프로그램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이때부터 미국이나 독일 등의 여러 나라는 이와 관련된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생산에 열을 올렸다. 이는 미래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었다. 1990년대를 접어들면서 세계 최고의 부를 가지고 있던 독일 사람들이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다. 하드웨어는 한국이나 대만 같은 나라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운용프로그램은 미국의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 거의 독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의 먹고 살길을 걱정했고, 제조업으로 세상을 지배했던 1등 국가의 자리에서 밀려 날 것이라는 좌절 분위기까지도 생겼다.

그러다가 희망을 발견한 것은 원래 가지고 있던 세계 최고의 제조업 기술에 컴퓨터를 접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원래 독일의 우수한 제품들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정밀하게 생산되었고, 자동차나 기계 자체에도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다 보니 경쟁력이 훨씬 더 높아졌다. 이 아이디어를 최근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게 진화시킨 것이 Industry 4.0이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제조업에 정보통신(ICT)기술 및 시스템을 결합시킨 것이다. 이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11년 독일 하노버 박람회였고, 2012년에는 독일 수상인 메르켈이 독일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으로 채택하였다. 2015년에는 업그레이드되어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여기에서의 핵심 내용은 전통 제조업을 인공지능화 한다는 뜻에서 나온 ‘스마트 팩토리’이다. 이를 통해 이전과는 달리 사람 대신에 엄청난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클라우드나 빅데이터에 의한 인공지능과 로봇이 기계 설비나 공정을 관리하고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에 더하여 제품의 판매와 소비 그리고 유지 및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된다. 이것이 주는 장점은 어마어마하다. 우선 고도의 정보화와 자동화 생산이 가능하여 상품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인력 절감으로 상품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 거기에다가 다양한 개인적 요구와 취향이 일일이 반영되어 생산되다 보니 소비자 만족도도 향상될 수밖에 없다. 신발의 예를 들자면 독일제 아디다스 운동화를 내 발 크기에 맞게 주문 생산해서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적용은 독일의 산업에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우선 중국 등의 산업 신흥국의 맹추격을 따돌린 것은 물론이고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과의 경쟁에서도 이겨 낼 수 있었다. 또한 인구 절벽현상으로 생산인구 감소, 이로 인한 고임금 문제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간단하게 해결해 주었다. 이렇게 되자 높은 임금 지불에 대한 부담으로 외국으로 눈을 돌렸던 회사들이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협력 업체와 다른 회사들과의 정보 공유로 더 큰 기술 혁신을 이루게 되었고, IT 산업 관련 신종 산업이 등장과 이와 관련된 인력 채용이라는 쾌거도 올리게 되었다.

우리 경남 지역도 오랫동안 제조업의 강세를 보이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주가 끊긴 조선을 비롯한 지역의 기반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과 생산인구 감소 등의 악재로 더욱 심화되고 있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동안 경남 제조업은 그간에 이러한 도전과 난제를 잘 대비하지 못했다. 또한 4차 혁명 등의 시대적 흐름에 적용해 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독일의 ‘스마트 공장’은 우리에게 한 줄기 희망이 빛이 아닌가 싶다.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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