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가!
풍년가!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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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농협 고성지부장)
 양진석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금수강산으로 풍년이 왔네(후렴)지화 좋다 얼씨구나 좀도 좋다/명년 춘삼월에 화류놀이 가자”, “올해도 풍년 내년에도 풍년/ 연년 연년이 풍년이로구나.(후렴)지화 좋다 얼씨구나 좀도 좋다/ 명년 하사월에 관등놀이 가자”

오곡백과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다가왔다. 우리 조상들은 일년동안 힘들게 농사지은 농산물의 수확의 기쁨을 기름진 들녘에서 풍년가를 부르면서 농악에 맞추어 흥겹게 춤을 추었다. 온갖 힘들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즐거운 일만 기억하고자 많이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풍년가를 불렸을 것이다.

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풍년가’는 남한산성 근처에서 활동하던 선소리패의 ‘길타령’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물론 풍년을 기원하면서 불렸던 노래였지만, 실제로 풍년이였으면 얼마나 흥겹게 노래를 불렸을까? 그 당시에도 농자천하지대본이듯이 농사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였다. 풍년이면 온 나라가 태평성대를 이뤘던 시대였다. 풍년가는 그냥 노래가 아니라 모두의 소망과 희망이 담긴 노래였을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힘들게 농사짓고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농민들은 산과 들에 길이 생길정도로 다녔을 것이다. 옛말에 “농작물은 농민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매일 매일 농민의 땀과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특히 쌀은 한자 미(米) 자를 분해하면 ‘八·十·八’인데, 한 톨의 쌀을 생산하려면 농민의 손길을 88번이나 거쳐야 한다는 숭고한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정도 농민들의 정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 범람하는 수입농산물과 기상이변, 소비감소 등으로 농민들은 깊은 시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아닐 것이다. 특히 올해는 매우 심한 폭염, 잦은 비로 인해 생육에 지장이 생겨 많은 피해가 예상되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얼마 전에 태풍이 몇 차례 우리나라를 거쳐 갔지만 그나마 다행히 경남지역을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농촌 들녘에 풍년가가 사라진지 오래됐다. 풍년이 들면 풍년가를 부르면서 즐거워해야 할 농민들이 수확기만 되면 근심이 앞서고 있다. 가격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것이 농민의 마음인 것이다. 어찌보면 농민이라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해는 풍년을 염원하면서 우리 농민들이 풍년가를 부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양진석(농협 고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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