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남강유등축제, 다시 무료화와 그리고
[경일포럼]남강유등축제, 다시 무료화와 그리고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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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변리사, 전 대한변리사회장)
고영회

가을이다. 전국에서 축전이 열릴 때다. 새로 당선된 조규일 진주시장은 남강유등축제를 예전처럼 무료 개방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몇 년 전 11월 어느 밤 청계천 길을 걷는 데 갖가지 등(燈)이 전시돼 있었다. 내 눈에는 분위기가 아주 익었다. 그런데 그곳이 남강이 아니고 청계천이어서 참 혼란스러웠다. 위 청계천 등축제를 두고, 서울시와 진주시 사이에 불화가 있었고, 당시 진주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교 때 개천예술제가 열릴 때면 등을 만들어 강에 띄우러 나갔던 적이 떠오른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592년 10월 김시민 장군이 왜군 2만 명을 맞아 싸울 때 남강에 등불을 띄운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유등은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막는 전술과 진주성 병사들이 성 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도 쓰였다. 이듬해 전투에서 순절한 7만 민관군의 혼을 기리려고 유등을 띄우는 풍습이 생겼다. 진주시는 1949년부터 유등놀이를 시작하여 2000년부터 규모를 키워 잔치를 마련하고 있다. 세계인에게도 알려져 가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아마 4년 전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유료로 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유료화를 앞두고 서울에 사는 진주 출신들 의견을 들어보면 대부분 유료화는 아니라고 했었다.

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는 진주를 대표하는 큰 행사다. 어릴 때 개천예술제 보려고 콩나물 버스에 고생하면서도 구경 갔었다. 잔치라고 마당을 펼친다면 사람이 많이 와야 한다. 사람이 오지 않는 잔치가 무슨 뜻이 있겠는가. 보통 300여만 명이 구경 오던 것이 유료로 바꾼 뒤에는 방문객이 80여만 명으로 방문객이 줄었다고 한다. 입장료를 받으려고 만든 가림막이 빚은 장면도 씁쓸했다.

유등축제는 직접 받는 입장료보다 큰 차원에서 수익을 진주시에 더 가져오는 쪽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대 서비스산업에서는 사용자 숫자가 중요한 경쟁력 요소임은 여러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문객은 그냥 늘지 않는다. 먼저, 진주유등다운 진주유등만의 축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진주에서 펼쳐지는 등축전이 청계천보다 등 숫자가 많아 규모만 크다면 굳이 진주까지 올 이유가 없다. 오랜 역사가 깃든 진주이기에, 유등축제를 오랫동안 해 왔기에 나올 수 있는 잔치여야 한다. 진주는 오랜 역사가 쌓인 곳이고 그 축적된 역사가 축제를 이루는 작품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좋은 상품은 축적에서 나온다. 진주 역사와 축전 행사 경험이 쌓인 것은 남강유등축제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저렇게 나온 작품, 역사와 결합한 축제의 알맹이는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사람이 머리를 움직여 만들어낸 모든 창작물을 보호하는 게 지식재산권의 기본 정신이다. 유등축전에도 여러 가지 지식재산권(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영업비밀)이 들어 있을 것이고, 이를 체계적으로 챙겨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 유등행사를 열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행사의 방법과 내용을 진주유등축제의 것과 엇비슷하게 만들려고 한다면 지식재산권으로 막을 수 있다. 다른 지역의 것이 남강유등행사와 방법ㆍ내용 면에서 엇비슷하다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지식재산권은 진주다운 행사가 되고, 다른 지역은 모방할 수 없게 하는 방어막이 된다. 그들은 10월이면 왜 진주로 올까? 진주다운 유등잔치, 오랜 진주 역사가 있기에 만들 수 있는 유등, 이야기가 담긴 유등 행사는 진주에 와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그들은 진주를 찾아온다. 방문객 천만 명이 넘는 진주유등축제는 외지에 사는 진주 출신에게 큰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고영회(변리사, 전 대한변리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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