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2> 충남 논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2> 충남 논산
  • 경남일보
  • 승인 2018.09.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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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을 한 한반도 단전부에 위치한 논산은, 일찍부터 성리학의 발달로 훌륭한 학자를 배출한 선비정신,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충효정신, 기름진 들녘을 갈아 오곡을 생산해 육로와 수상교통을 연결 짓는 농수산물의 집산지로 발전시키는 협동정신 등의 얼이 서릴 만큼 선사 시대부터 조상들이 정착해 온 곳으로, 삼한시대 마한에 이어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계백장군의 5천 결사대와 신라 김유신장군의 5만군대가 최후의 결전을 벌인 황산벌이 있으니, 이런 역사적이 터에 자신과 조국을 위해 청춘을 불사르는 육군훈련소가 자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선샤인랜드1
선샤인랜드2


덥디 더운 날들이 갑자기 시원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모셔오기라도 하려는 듯, 활동하기에 적절한 기온에 햇살도 부드러운 날 첫돌을 맞은 예쁜 손녀의 초대장을 들고 논산으로 달린다. 가을의 향기를 느껴볼 요량으로 일찍 길을 나서 3번, 1번국도 등을 이어 달려 비가와도 얼굴이 젖지 않는다는 관세음보살이 있는 천년 고찰 쌍계사를 거쳐 선샤인랜드를 찾아간다. 다양한 체험과 관람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선샤인랜드에는 생생한 전투현장을 느낄 수 있는 서바이벌 체험장, 실내 사격과 VR체험을 즐길 수 있는 밀리터리 체험관, 한국 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의 생생한 역사 현장을 느껴볼 수 있는 드라마·영화 세트장 등이 있는데, 눈으로만 보는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직접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은진미륵불

다음은 아이들이 탑 쌓기 놀이를 하는 것을 모방하여 쌓았다는 전설이 서린 은진미륵불인데, 내용인 즉슨 고려 때 관촉사 아래에 살던 노파가 쑥을 캐러 가 바위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기이하게 여겨 이 사실을 사위에게 말하자 사위는 관하에 고하였는데, 관에서 또 이를 조정에 알리니 당시 임금인 광종이 미륵불을 조성하도록 명하여 해명대사가 38년의 불사 끝에 미륵불을 완공하였지만, 머리와 신체 상하부를 따로 조각하였기에 너무 무거워 들어 세울 수 없어 고민하던 어느 날, 대사가 마을 앞 강가를 산책할 때 두 동자가 탑 쌓기 놀이를 하며 하나의 돌을 놓고 그 주변에 흙과 모래를 채운 뒤 다른 돌을 굴려 기존 돌 위에 포개는 것에 힌트를 얻어 미륵불을 완성할 수 있었다니 과연 박장대소할만하다.
 
만복정
만복정1
붕어마을 붕어찜


만날 시간이 다되어 은진미륵의 조성담 및 활동담에 더 빠질 여유도 없이 차를 달려 계룡산 아래의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만복정에 들어서니, 서울 서산 세종 진주에서 달려온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차린 돌상 앞에서 축하하며 첫돌을 기념할 준비가 잘 되어있기에, 먼저 주인공부터 안아 축하를 한 후 순서에 따라 기념사진도 찍고 케이크를 잘라 축배를 들며, 엄선된 약선 코스요리를 차례차례 음미하면서 주인장의 음식에 대한 소개 말씀까지 들으니 그 맛의 깊이가 느껴지는 자연정원 속 화려한 밥상이다.

산야초 우엉 등 대부분의 채소를 계피 등에 졸이는 등 건강에 좋은 조리법으로 만든 약선 요리를 즐기고, 모두 함께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 후 탑정호 수변생태공원으로 갔다. 공원에 들어서니 여름날 아름다운 연꽃으로 채웠을 연꽃정원 자연학습원 들꽃원 잔디마당 초화원 잠자리연못 들꽃길 전망대 억새길 창포원 수선화원 등이 우리를 반기며, 부대시설로 팔각정, 수중 분수 등이 있어 시민들에게는 휴식처, 어린이들에게는 자연학습장, 연인들에게는 데이트코스로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인 것 같고, 해질녘 탑정호의 고즈넉한 노을도 장관이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
계백장군묘


다음은 최후의 결전장이었던 황산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계백장군의 유적지다. 장렬하게 전사한 계백장군의 충절어린 의로운 죽음을 본 백제 유민들이 장군의 시신을 거두어 은밀하게 가매장한 계백장군의 묘소와 장군의 위패를 모셔놓고 매년 제향을 봉행하는 사당인 충장사가 있으며, 백제와 군사라는 테마로 구성된 백제군사박물관은 백제시대의 유물은 물론 그 시대의 군사적 모습을 전시하는 등 백제의 군사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3개의 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정보검색실, 4D영상관, 체험시설(국궁체험, 승마체험, 상설야외체험장) 등으로 구성하여 국가관 확립과 호국정신을 키우는 역사ㆍ문화ㆍ교육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서둘러도 하루에 2가지 일을 보기에는 빠듯했지만, 그래도 예쁘게 첫돌 맞은 손녀 축하에 논산투어 미션을 완료하니 그런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계백장군의 유적지를 나와 탑정호 붕어마을에서 붕어찜을 주문하여 묵은지 느낌의 시래기와 함께 사장님이 직접 개발한 양념과 한방재료가 잘 어우러진 붕어찜의 얼큰하고 색다른 맛을 진하게 느끼며 손녀 첫돌기념 행사와 함께한 논산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백제군사박물관

 
탑정호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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