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맛과 풍미
[과학칼럼] 맛과 풍미
  • 경남일보
  • 승인 2018.09.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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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의 가장 큰 본능은 생명보전에 있다.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이를 섭취하여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자연속에는 먹이로 적당한 것도 있지만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동물들은 주로 후각으로 먹이로 가능한 것인지를 알지만 인간은 후각보다는 맛으로 느끼고 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예전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네 가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 감칠맛을 더하여 다섯 가지의 맛으로 분류한다.

사람의 혀에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약 4000개의 미뢰가 있으며, 이 미뢰에 있는 미각 수용체가 미각 자극에 반응하여 각각의 맛을 느끼고 있다. 미각은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분을 파악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음식을 당기게 한다.

소금의 짠맛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농도의 차이가 있는 용액이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이동하는 삼투현상이 있다. 삼투작용에 따라 세포가 팽창, 수축하게 되므로 바다 생물이 진화한 생물들에게 소금은 체세포내의 수분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단맛은 당분을 느끼는 맛 수용체에서 감지하여 당분이 있음을 알리며, 당은 단당류인 포도당으로 우리 몸에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포도당은 세포 속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에너지가 생성되어 생명체를 유지하는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이 과정을 유기호흡이라고 한다. 이 유기호흡은 해당과정, TCA 회로, 산화적 인산화(전자전달계)의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단맛 수용기 중에는 단맛과 짠맛을 함께 느끼는 수용기가 존재하며, 짠맛과 단맛을 조절하면 맛있는 음식이 된다.

사람에게는 25가지 쓴맛을 느끼는 수용기가 존재하며, 쓴맛은 솔퍼 라핀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의미를 가지므로 단맛의 5배의 강도를 가지고 있어서 위험한 음식은 피하게 한다.

뇌는 신맛을 불쾌하게 생각하여 상했거나 먹기에는 부적합한 음식의 제지책으로 쓰인다. 동물이나 곤충을 통해 씨앗을 퍼트리는 식물은 열매가 덜 익은 상태로 동물에게 먹히지 않도록 과일의 산도를 조절한다. 미각은 음식 맛을 즐기는 것 이상의 작용으로 강력한 생존 매커니즘인 셈이다.

감칠맛은 미각 수용체의 감칠맛 수용기에서 활성화되어 감지되어 우리 몸을 이루는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신호를 보내준다. 글루타메이트는 중추신경계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여 체내 모든 세포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글루타메이트는 육류와 토마토소스나 간장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인공 조미료는 주원료가 글루탐산나트륨이다.

조리란 음식의 풍미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음식에 풍미를 주어 식욕을 촉진시키는 조미료로 쓰이는 향신료(spice)의 어원은 라틴어로 ‘약품’이라는 뜻인데, 한국어로는 ‘양념’에 해당된다. 대표적 향신료인 후추는 1000년 이상 금보다 비싼 가격을 가졌었다. 인류의 미래를 바꾼 컬럼버스의 대 항해도 사실은 후추를 얻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이다.

풍미란 음식의 맛, 향, 색 질감 등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후각과 미각이 어우러져 풍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익히면 음식의 조직이 변화된다. 단백질은 열을 받으면 변성이 되어 풍미가 달라진다. 고기가 익으면서 여러 단계에 걸쳐 당분과 반응하는데, 이 전 과정을 ‘마이야르’라 한다. 이 반응은 176도 정도에서 활발히 일어남이 알려져 있다. 오븐의 기본 예열 시간이 180도로 정해진 것도 ‘마이야르’반응을 일으키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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