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등훈련기 수주 실패로 날개 꺾인 KAI
미, 고등훈련기 수주 실패로 날개 꺾인 KAI
  • 경남일보
  • 승인 2018.09.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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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수주 경쟁에서 기대와 달리,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세계 10위 방위산업 국가로 자리매김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18조원 규모의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 실패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8일 KAI는 충격에 빠졌다. 날개 꺾인 KAI는 단 네 문장짜리 입장문만 낸 채 함구, 28일 열린 회사 창립 행사도 초상집 분위기였다. 수주를 내심 기대해 온 방위사업청을 비롯, 정부 당국도 당혹스러워했다. 주가도 전날 기대감으로 꾸준히 올라 주당 5만 원에 마감했던 것이 30% 급락해 3만5100원에 마감했다.

방산 비리, 수리온 결함 논란 등 잇단 악재를 털 기회였던 만큼 내부적으로 충격이 상당한 분위기다. 세계 최고 기술수준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고도 입찰에 실패, 향후 미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남미 등 제3국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 공군의 APT 사업 예정가는 163억 달러(약 18조 원)였지만 보잉은 예정가의 절반인 92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를 제시했다. 이번 실패로 향후 미국 해군 후속 기체 사업(약 33조 원), 제3국 수출시장 개척(약 50조 원) 등에도 영향을 미쳐 총 100조 원 규모의 손해가 예상된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미국의 안보·산업적 여건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보잉의 덤핑에 가까운 저가 공세에 밀렸다. 정부와 KAI는 실현되지도 않은 기대이익을 치적인 양 부풀려 화를 스스로 불러들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약 2조7000억 원의 신규 수주 목표나 상반기 실적은 2500억 원에 그쳐 목표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김조원 사장의 취임 이후 APT 수주에 사활을 건 KAI가 이번 수주전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항공우주산업은 경남도와 진주·사천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미래 산업이다. 한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심기일전하는 계기를 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KAI가 철저하게 패인을 분석하여 성장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 지역민과 경남도 등 지자체도 KAI의 재도약을 응원하며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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