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기로에 선 KAI, 백척간두진일보 지혜 필요
[경일시론]기로에 선 KAI, 백척간두진일보 지혜 필요
  • 경남일보
  • 승인 2018.10.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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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논설고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고등훈련기(T-X) 수주 실패로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이 핵심부품 불량으로 확인된 중에 지난달 28일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입찰에서 미국 록히드마틴과 KAI 컨소시엄이 고배를 마신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미 공군이 92억 달러(약 10조 원)에 차기 고등훈련기 351대의 실패소식에 사천 KAI의 주가는 전날보다 29.8%(1만4900원)나 떨어진 3만5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탈락의 충격파가 그만큼 켰지만 단 네 문장짜리 입장문만 낸 채 함구, 회사 창립 행사도 초상집 분위기였다.


두 번 ‘갑질·배신’하려는가?
김조원 사장 임명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속에 APT 교체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었지만 수주 실패에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부임 후 임원 30여 명 중 10여 명을 내보내고, 11개 본부를 5개로 축소했다. 방산 분야는 인맥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그게 부족한 김 사장이 해외 수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수주를 기대해 온 방위사업청을 비롯, 정부 당국도 당혹스러워했다. 미국의 ‘보잉 밀어주기’, 예상값보다 40% 이상 보잉의 덤핑 저가 공세, 수출 대박의 과대 홍보 등 방심이 부른 화의 요인과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 KAI의 방산 비리 검찰 수사 후유증도 컸다. 향후 미국 해군 후속 사업(약 33조 원), 제3국 수출시장 개척(약 50조 원) 등의 영향을 합친 총 100조 원 규모로까지 피해의 확대가 예상된다. KAI의 미 훈련기 수주실패로 비상은커녕 사천, 진주 등 한국 방산업계는 초비상의 혼란에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수출 잠재력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사천시와 대립 중에 ‘차세대 중형위성 조립공장’ 유치에 대전·세종시 등 충청권이 뛰어들면서 진주·사천 항공우주산업에 심각한 도전에 직면, 엎친데 데친 격에 KAI가 다른 곳에 날개공장을 새로 짓겠다고 사천시에 ‘배신·갑질’을 검토하자 시민들의 반발도 크다. 12만 시민의 눈과 귀를 막아 놓고 항공부품공장을 고성군에 신축을 경남도와 함께 은밀히 추진, KAI의 처사에 ‘배신감·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비행장 소음 감내와 KAI를 지키기위해 시민들의 노력에도 불구, 지난 2012년 산청에 날개공장의 이전 이후 또 고성에 날개공장 추진에 시민들의 분노가 크다. 시민들과 상생을 저버리고 고성군에 신규 날개공장을 두고 지자체 간에 뺏고 빼기는 사태가 계속될 때는 엄청난 파장이 발생된다. 장래항공공단 등을 고려, 사천에 집적화가 아닌 분산하는 치열한 경쟁은 문제가 크다. KAI로서는 아주 좋은 조건에다 조선업 불황으로 절박한 상태에 놓인 고성군인 외자도 아닌데 부지값만 200억원의 지원을 가정할 때 일자리 창출 등에 얼마나 실익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청치적인 입김의 풍문이 사실일 때 시민들의 분노가 더 폭발할 것이다. 사태의 장본인인 KAI는 설득력 있는 해명이 시급, 즉각 중단, 재발방지도 약속해야 한다. 더 이상 사천에 ‘갑질·배신’하려는가?의 의혹에 현명한 결단의 기대와 KAI와 사천시는 실타래처럼 꼬일대로 꼬인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


수주실패 경영책임도 물어야
때론 절망적이고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막다른 상황에 부딪칠 때도 있다.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막다른 길 목, 피 할 곳도 없고 누구도의 도움도 없는 절박한 상황과 접할 때가 있다. 이럴 때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100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리면 새로운 세계가 그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는 고사처럼 KAI는 지금 기로에선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실패에 대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고 경영책임도 물어야 한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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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천 2018-10-08 08:07:02
kai 김조원사장과 실무진은 즉시 사퇴해야한다. 그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첫째, 이번 고성날개공장 파문으로 갑질,배신의 당사자이며 사천시를 제외한 비밀리에 경남도와 고성군에 사전조율 의혹(정치적입김)으로 지역갈등의 근본 책임자이다.12만 사천시민에게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 둘째, 미고등훈련기 수주실패의 책임은 지역경제는 물론 국익과 관련 항공사업에 엄청난 손실, 비항공전문가 김조원사장등 즉시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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