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X-ray, CT, MRI
[객원칼럼]X-ray, CT, MRI
  • 경남일보
  • 승인 2018.09.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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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경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현대의학은 여러 분야에서 발전해 왔다.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고, 치료약의 발전과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치료 분야에도 큰 발전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21세기에는 진단법의 발전이 두드러져 보인다. 진단법에는 생화학적인 기법을 이용한 피검사, 소변검사 등이 있겠고, 엑스선 등을 이용한 다양한 영상검사법들이 있다. 오늘은 현대의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엑스선 검사, 컴퓨터 단층 촬영법(Computed tomography; CT) 및 자기공명 영상진단법(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정확한 물리학적 원리는 현직 의사인 저자에게도 너무나 어려운 개념이다.

1895년 빌헬름 뢴트겐 (Withelm Conrad Rontgen, 1845~1923)에 의해 엑스선이 발견되었다. 엑스선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가 무거운 원자에 충돌할 때 발생한다. 진공상태의 유리관 안에서 음극으로부터 튀어나온 전자를 양의 전압이 걸린 양극에까지 가속시켜 에너지가 커진 전자를 양극판에 충돌시켜 엑스선을 발생시킨다. 뢴트겐은 특이한 여러 성질을 가진 새로운 광선을 그 미지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 엑스선(X-ray)이라고 명명했다. 엑스선은 자외선보다 짧은 파장의 영역으로 투과성이 강하여 물체의 내부를 볼 수 있으므로, 의학·산업·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었다. 뢴트겐은 이 발견으로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엑스선이 최초에 응용되었던 분야는 의학이었으며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었다. 골절, 체내의 이물질, 충치, 암 같은 병든 상태의 조직을 검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이를 응용한 혈관조영 검사 및 컴퓨터 촬영 등에도 사용된다. 반면 치료에도 사용되는 엑스선은 악성종양을 태워 죽이는 역할을 한다. 산업에서 엑스선 방사사진은 주조물 내의 결함을 비파괴적으로 검사하는 데 이용되며 물질의 두께를 측정하는 데 쓰인다. 공항에서 수하물의 내부를 투영하여 위험물질이나 무기 등을 찾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양의 엑스선에 노출되면 암이 발생할 수 있고 태아에게 노출되면 기형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컴퓨터 단층촬영은 3차원적인 사진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찍은 다수의 엑스선 사진을 컴퓨터를 이용해 조합한 것이다. 컴퓨터 단층촬영은 수학적인 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방식은 1917년 오스트리아의 수학자인 라돈 (Johann Karl August Radon, 1887~1959)에 의해 개발되었다. 여러 각도로 엑스선을 사진을 찍어 만든 사이노그램 (sinogram)으로부터 원래의 영상으로 복원하는 것을 ‘라돈 변환’이라고 한다.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컴퓨터 단층촬영을 개발한 이는 전기기사인 하운스필드(Godfrey Hounsfield, 1919~20024)와 물리학자인 코맥 (Alan Cormeack. 1924~1998)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 의해 1971년에 사람에게 최초의 컴퓨터 단층촬영이 실시되었다. 그들은 이러한 업적으로 1979년 노벨 의학 및 생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아쉽게도 라돈은 이미 사망하였기에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수여하는 전통 때문이다.

자기공명 영상진단법은 핵자기공명 원리를 사용한다. 1960년대 후반의 의사이자 엔지니어였던 다미디안 (Raymond Vahan Damadian, 1936~ )은 세포를 관찰하던 중 세포에 핵자기 공명장치로 신호를 쏘면 건강한 세포보다 종양에 걸린 세포가 더 긴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자기장을 발생하는 자기공명 촬영 장치에 인체를 넣고 고주파를 발생시키면 신체의 수소 원자핵이 공명하게 된다. 이때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측정하고 컴퓨터를 통해 재구성하여 영상화시키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자기공명 영상이 된다.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MRI를 처음으로 만든 과학자는 라우터버 (Paul Lauterbur, 1929~2007)이었으며, MRI 기술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을 개량하여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맨스필드 (Peter Mansfield, 1933~2017)가 개발하였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두 사람은 2003년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당시 원천기술을 개발한 다미디안이 배제된 것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많았고, 노벨상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정확한 영상진단법은 CT와 MRI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면 “어느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물음이 당연 있을 터이다. MRI의 기준으로 장단점을 살펴본다. 장점은 첫째, 방사선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다. 둘째, 조직이 변형되지 않은 병변도 찾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질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단점으로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 CT에 비해 진단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싸다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이 의료 현장에 접목되어 우리가 혜택을 누리는 것은 너무나 고마운 것이다. CT, MRI를 통해 이전에 알 수 없었던 병도 진단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남용되고 있는 점도 간혹 신문에 보도되곤 한다. 각각의 장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적응증도 다를 것이다. 의료진들은 적응증을 명확히 하여 검사를 의뢰해야 할 것이며, 환자들은 의사의 의견을 존중하여 원하는 것이 아닌 꼭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최원준(경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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