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설물 관리부실이 부른 참사
학교 시설물 관리부실이 부른 참사
  • 김종환
  • 승인 2018.10.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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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중학교 농구골대 림 펴려다 학생 숨져

속보=중학생이 농구대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면서 학교 당국의 시설물 관리부실 등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본보 10일자 4면보도)

지난 8일 낮 12시 46분께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A중학교에서 점심시간에 2학년 학생 3명이 B(14)군을 목마를 태워 찌그러진 농구대 림을 바로 펴려다 농구대가 학생들을 덮치면서 위에 있던 B군이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B군은 현장에서 보건교사의 심폐소생술을 거쳐 119구급대에 의해 거제백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병원 도착 전 이미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

사고가 난 농구대는 지난 6일 태풍 콩레이 내습 때 넘어진 것을 8일 오전 등교한 학생들이 농구를 하기 위해 제자리에 다시 세웠으나, 바퀴가 달린 지지판이 정확히 고정되지 않아 여전히 흔들리는 등 위험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농구대가 넘어진 걸 주말과 휴일 당직을 서던 행정실장 등 학교시설 관계자들이 먼저 알고 있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았았다.

경찰은 이날 학생 등교시까지 위험한 농구대에 대해 별도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놓고 학교 관계자들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와관련 학교 안전을 책임지는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의 시설물 안일한 대처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지난 7일, 휴일이라도 학교 당국이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벌여 안전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태풍으로 인해 농구대가 넘어졌다면 빨리 세우거나 학생들의 접근을 막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어야했다”며 “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학부모 권모(49)씨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학교측에 있다”며 “넘어진 농구대에 접근금지 표지라고 붙였다면 이런 불행한 사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 설치된 CCTV에는 지난 6일 태풍으로 흔들거리던 농구대가 넘어지는 장면부터 지난 8일에는 숨진 B군 일행에 앞서, 다른 학생 4명이 농구대쪽으로 와서 농구대를 넘어뜨렸다 다시 세우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B군은 평소 성실한 학생으로, 이날도 농구대 림이 찌그러진 걸 선생님들이 알기 전에 친구 2명과 스스로 고치려다 변을 당해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편 백병원에 마련된 B군의 빈소에는 망연자실한 부모와 유족들을 대신해 교사와 학생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각계의 조문을 받고 있다.

장례식은 학교측과 유족측이 합의가 이뤄져야 치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A중학교는 10일 오전부터 전교생을 상대로 심리치료 등 사고후유증 수습에 나섰으나 많은 학생들이 충격을 받은 듯 어두운 표정이었다.

사고소식을 들은 일부 학부모들도 삼삼오오 학교 정문 주변에 모여 사고현장을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앞서, 어린 중학생이 안타깝게 희생당한 일이 또 있었다. 지난 달 4일 오후 고현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가 승하차장을 덮쳐 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밝게 자라던 15살의 중학생이 목숨을 잃어 많은 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두 사고 모두 어른들의 실수나 안이함으로 애꿎은 어린 학생들이 희생 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김종환기자

 

사후 약방문, 진작에 이랬더라면…
사고후 농구대 (경찰이 사고현장에 통제선을 설치, 농구대를 봉쇄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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