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연애와 결혼
[월요단상] 연애와 결혼
  • 경남일보
  • 승인 2018.09.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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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누구나 결혼할 나이가 되면 연애결혼을 할까 아니면 중매결혼을 할까하고 망설이게 된다. 물론 중매결혼이란 망설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연애결혼만은 그렇지 않다. 무조건 좋아서 서로 사랑하게 되는 그것이 바로 연애이다. 상대방이 누구이든 어쩔 수 없이 빠져 버린 최고의 기쁨과 슬픔의 늪이 바로 연애로써 결혼식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밟든 말든 간에 연애는 이미 결혼이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의 목적은 행복에 있다. 그 행복의 샘물은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치에서만 솟아난다. 사랑은 그 누구의 장애도 받지 않고 떳떳하게 할 수 있는 장치가 곧 결혼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가정을 갖고 실제적 결혼을 하며 거기서 행복의 샘물을 길어 마신다. 결혼의 목적이 행복에 있고 그 행복이 사랑에서 오는 것이라면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결혼생활은 중매결혼보다 더 뚜렷한 이유와 목적을 지니며 이해타산을 초월하여 맺은 사랑이기 때문에 그 결혼은 그만큼 순수하다.

연애결혼이란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가정을 이룬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사랑으로 만났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를 존중할 수 있고 서로가 이해할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혼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도 책임감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 그 자체는 결코 완전무결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인격도야를 거듭해 나가지 않으면 일이나 계획 따위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아 잘못된 실수도 찾아오고, 권태증 역시 찾아오게 된다.

인간의 삶이란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지만 꼭 같은 일이 반복될수록 싫증을 내게 된다. 결혼생활 역시 권태기가 있을 수 있고, 특히 연애 결혼생활에는 그것이 빨리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테면 사랑은 결혼 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연애의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는 다른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연애를 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감정이 둔할 수 있어 그 나름의 단점도 있겠지만, 연애결혼이란 감정표현이 풍부함으로써 그 풍부한 감정 때문에 타인과 새로운 연애에 빠질 위험성도 있다.

풍부한 감정과 교양까지 따라준다면 그 연애결혼은 참으로 이상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감정이 둔한 사람보다 더 나쁜 경우도 온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연애의 정감이 좋은 사람일수록 교양이 따라주지 않으면 타인에게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는 마음과 마음의 순수한 결합이기 때문에 그러한 연애일수록 인격도야를 거듭해 삶에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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