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동반자로서 새 100년 다짐
자성·동반자로서 새 100년 다짐
  • 경남일보
  • 승인 2018.10.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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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신문의 효시(嚆矢)인 경남일보가 오늘자로 국내 신문가운데 최고(最古)로 나이가 많은 창간 109주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 6·25, 4·19혁명, 5·16 군사반란, 12·12 반란, 문민정부탄생, 정보사회 등 109년의 세상이 얼마나 엄청난 정치, 경제, 사회적 격변을 겪었는지 감회가 새롭다. 국권(國權)이 없던 일제 암흑기에 창간된 경남일보의 주지는 ‘민지개발’과 ‘실업장려’로 압축된다. 대한제국 말기에 항일운동의 하나가 애국계몽운동이었다. 교육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실력을 양성하거나 언론을 통해 국민의식을 일깨우자는 것이었다. 정치적 의미보다 암매한 지방민을 깨우침으로써 지식수준을 높이고 공업, 농상, 상업, 실업 등을 장려해 교육과 실업을 통해 힘을 기르자는 것이었다.

지역언론의 위기, 기울어진 운동장
하지만 지금 지역언론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는 근본적으로 1차로 인터넷에 밀리고, 2차로 서울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고착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의 선진국도 이 거센 파도에 힘겨워하고 있다. 160년의 역사를 가진 시카고 트리뷴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즈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내는 등 미국신문 대기업이 잇달아 파산 절차를 밟았다. 또 최대 부수를 자랑하던 뉴욕 타임즈가 악화일로에 있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력 감축, 비용 절감 등 수단을 강구했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신문 1면에 광고를 싣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선도적 역할 다짐
구한말 경남, 부산, 울산을 합친 경상남도의 인구는 약 290만명이고 진주 50개면 298동에 1만8535호에 8만7873명에 불과했다. 그 당시 한국인을 위한 국문지는 서울에서 발행되는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 진주에서 발행되는 민간지 경남일보 뿐이었다. 2개 국문지의 발행부수는 진주에서 발행된 경남일보가 2689부(1910년 조선총독부 통계연보)로 매일신보 2646부 보다 경남일보가 43부가 많았다. 이것으로 그 당시 본보의 위상을 짐작 할 수 있다.

일제, 군사독재의 폐간, 정간 등 온갖 박해에도 불사조처럼 살아남은 경남일보는 격동의 시대, 역사의 현장을 언제나 함께해온 신문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강산이 11번이나 변하는 세월 속에 온갖 풍상을 견뎌내며 최고(最古) 자리를 지켜온 것은 독자여러분과 지역민의 성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신문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공공재’라고 한다. 신문이 바로서야 그 사회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살면서 신문의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특히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신문이 위기를 맞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사회상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게 신문의 장점이자 역할이다. 본보는 시대가 어렵다고 해서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지역과 사회의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현대사회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는 혁명적 기술진보의 길에 들어섰다. 이런 4차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혁신의 물결에도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바른 길잡이가 될 것을 다짐한다.

독자와 함께 역사의 바른길을 걷겠다
본보가 109주년의 고지를 밟고 숱한 역사의 모퉁이를 굽이쳐 지나며 제 자리를 지킨 것은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독자 여러분 덕분이다.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새기며 사회를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자 한다. 창간 109주년에,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성과 동반자로서의 새로운 100년을 출발하는데 가일층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경남일보는 1년 후 창간 110주년을 맞는다. 그 가슴 설레는 기다림을 독자와 함께 나누며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독자 여러분에 감사드리며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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