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기업가 정신 수도’로 전진한다
진주시 ‘기업가 정신 수도’로 전진한다
  • 정희성
  • 승인 2018.10.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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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선포식, 옛 지수초교에 기업가역사관 건립 추진

“진주는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역사가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학문과 문화, 정신의 도시로 특히 LG, GS, 삼성, 효성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창업주를 배출해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산실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글로벌 선진국 대열의 일원으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들의 창업 정신을 촉진하기 위해 오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기업인을 배출한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한다.”

지난 7월 10일 경상대 경영대학 5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식’에서 한국경영학회 이두희 회장(고려대 교수)의 선포문 낭독이 끝나자 대강의실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 7월 10일 경상대에서 열린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식에서 조규일 시장(왼쪽)과 이두희 한국경영학회 회장이 인증패와 선포문을 각각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경상대


천년도시 진주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首都)로 첫 발을 내딘 순간이다.

우리나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와 정보통신 사회를 거쳐 오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 성취의 원동력은 바로 불굴의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을 가진 기업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날 기업가정신은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자 지속적인 기업의 번영을 이어가는 원천이다. 한국경영학회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고 기업인들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가정신 수도 선포식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두희 회장은 “글로벌 기업인을 배출한 진주를 구심점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창업주의 개척·도전 정신을 잇고 기업가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선포식의 취지”라고 밝혔다.

 

 

진주는 남부지방의 중심지이자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도시로서 예로부터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도시로 유명하다. LG, GS, 삼성, 효성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그룹의 창업주를 배출한 곳으로 기업가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특히 얼마 전 타계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은 우리들에게 많은 귀감을 주고 있다. 또 진주 지수초등학교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LG/GS그룹 구인회, 구자경, 허준구, 허신구 회장,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 등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이며 이 외에도 진주는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 SK 손길승 회장 등 3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을 배출한 도시로서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경상대 정대율 정보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성공한 기업인들에 대한 시각이 좋지 못했다. 이것의 상당 부분은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 결여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 대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경영학회와 정대율 교수는 이를 위해 옛 진주초등학교에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역사를 전시하는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기업가정신 사관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 사관학교 건립을 위해서는 255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와 정대율 교수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 기업후원금으로 이를 충당할 예정이다. 옛 지수초교를 리모델링해 전시관과 연수시설, 창업보육시설 등도 만들 예정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지역민과 경남도를 비롯해 진주시의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진주 지수면 옛 지수초등학교 교정에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고 구인회 LG 창업주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진제공=진주시


한국경영학회와 정대율 교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진주상공회의소 등과 손을 잡았다. 또 지난달 5일에는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구축을 위한 세미나를 진주시청에서 열었다.

진주시의 관심도 힘이 되고 있다. 정대율 교수와 진주시 공무원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진주시 공무원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에 있는 기업가 박물관과 도쿄 인근에 있는 마쓰시다 정경숙(松下政經塾)을 다녀올 예정이다. 마쓰시다 정경숙은 일본의 젊은 차세대 리더들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마쓰시다 전기산업(주)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이라고 불렸던 고(故)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1979년에 설립됐다.

정대율 교수는 “진주시에 기업가 정신 수도 구축을 전담할 담당직원까지 지정된 상태로 올해 기초조사를 마치고 내년에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함께 국비도 신청할 계획”이라며 “지수초등학교에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 사관학교가 건립되면 경제적 효과는 물론 진주가 기업가 도시로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산업역군으로 일해 온 수많은 기업인들의 업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이들의 기업가정신을 탐구하여 후세에 널리 알려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 현재 번성한 기업들이 계속해서 100년 이상 존속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역사 정리는 물론이며,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열어가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된 진주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人터뷰]경상대 정대율 교수

▲ 정대율 교수

경상대 정대율 정보경영학과 교수는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진주시를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하고 옛 진주 지수초등학교에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역사를 전시하는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기업가정신 사관학교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정대율 교수로부터 진주시가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정된 배경과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 사관학교 건립에 대한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 7월 경상대에서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하는 행사가 있었다. 그 이유와 배경은.

▲지난 7월 10일 한국경영학회에서는 진주지역이 삼성, LG, GS, 효성 등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그룹들의 창업주를 배출해 명실상부하게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산실임을 인정해 대한민국의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언했다.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비롯해 인근 지역에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LG/GS그룹 구인회 회장, 구자경 회장,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 대동그룹 김삼락 회장 등 300명이 넘는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들이 배출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국경영학회는 1965년에 창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경영학 모태학회로, 현재 7400명의 학자들이 대한민국의 기업과 경제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학술단체다. 한국경영학회에서 단지 진주에서 많은 기업인이 나왔기 때문에 기업가정선의 수도로 선포한 것은 아니며,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역사가 있고 임진왜란을 극복한 정신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학문과 문화와 정신의 도시이기 때문에 선정했다.

-진주에서 LG를 비롯해 효성, 삼성, 넥센 등 굴지의 기업가들이 배출됐다. 어떠한 배경이 이런 인재를 배출시킨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나.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에 이렇게 많은 창업자들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서부경남에는 남명 조식선생을 비롯한 여러 유학자들의 정신적, 학문적 뿌리가 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남명 조식선생의 경의사상(敬義思想)이 그 뿌리의 근원임을 주장하고 있다. 곽재우 등을 비롯한 남명선생의 많은 후학들이 중심이 되어 임진왜란을 극복했으며, 그 명맥이 이어져 백산 안희재 선생의 독립운동이나 강상호 선생의 형평운동으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이들의 정신이 삼성 이병철 회장, LG 구인회 회장, GS 허만정 회장, 넥센 강병중 회장 등의 기업가정신으로 이어져 왔다고 본다.

-진주에 대한민국 기업가 역사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상황과 역사관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해달라.

▲진주 지수초등학교는 삼성 이병철 회장, LG 구인회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 30명이 넘는 굴지의 기업인을 배출한 학교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학생 수 감소로 인근의 송정초교와 통합이 되면서 교정이 송정으로 옮겨간 후에 최근까지 방치돼 있었으며 경남도교육청에서 일반인에게 매각을 추진했다. 이러한 사실을 안 지수초교 총동창회에서 이를 반대했고 지난해 7월 진주시로 이관이 됐다. 현재 진주시는 이곳에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역사를 전시하는 기업가역사관과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기업가정신 사관학교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진주시에서 옛 지수초교를 다시 리모델링해 기업가역사관으로 건립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가역사관은 진주시만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가역사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곳에 높은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들이 창업한 기업의 역사를 전시하고 보존해야 하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기업가정신 사관학교가 건립돼 청소년들과 청년 창업자들을 교육하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

-진주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가 되고 역사관이 건립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진주시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된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뿌리의 원천을 남명 조식선생의 경의사상과 유교적 정신임을 밝히고 있다. 앞으로 경영학자와 유학자, 기업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기업가정신의 원류는 무엇이며, 그 철학적 사상에 대해 보다 더 심도 있는 연구를 더 철저히 해야된다. 다음으로 옛 지수초등학교 부지에 대한민국 기업가역사관가 기업가정신 사관학교가 건립되어야 한다. 지수초등학교는 그 상징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이곳에 국비를 투입해 국립기업가역사관을 건립한다면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일수 있다. 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열악한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군 수많은 기업가를 배출한 옛 지수초등학교가 창업과 기업가정신교육을 위한 가장 최적의 장소다. 기업가역사관 건립을 위해서는 경남도와 진주시에서 건립타당성 분석과 기본계획수립을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정신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과 관광객 유치를 위한 팸투어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진주시가 기업가정신 수도임을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지수 인근에 대형 홍보물과 상징물을 구축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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