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109년, 창간취지를 되새기며
경남일보 109년, 창간취지를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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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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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남일보 창간 109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한 평생 교육계에 몸 담았던 필자가 금년 1월부터 경남일보에 근무하고 있다. 경남일보를 늘 접해 왔지만 그 역사와 역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창간 당시의 상황과 창간 취지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

경남일보는 1909년 10월 15일 경상남도 진주군 진주면 성내1동에서 선각자들에 의해 창간된 지방최초의 신문이다. 신문이 경영난으로 어려울때는 남녀노소 십시일반 뜻을 모아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황성신문 등 몇 개의 신문이 있었으나 모두 서울에서 발간된 중앙지였다.

1909년 당시는 나라의 운명은 일본의 침략으로 풍전등화(風前燈火)였다. 나라의 장래와 후손들을 걱정하는 선각자들은 교육을 통해 실력을 키우거나 언론을 통해 애국계몽 운동을 벌였다. 기울어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바로잡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한편으론 직접 총칼을 들고 무력투쟁에 나서는 애국자들도 있었다.

그즈음 경남지역의 유생 유지들의 애국계몽운동사상의 하나로 언론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게 인식됐다. 경상남도 도청 소재지 진주에서 행정, 문화도시라는 자긍심과 외적의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이 신문의 창간을 재촉한 것이다.

울산의 대지주 김홍조, 진주의 재산가 김기태를 비롯한 유생, 실업가, 유지들은 신문사 설립을 위해 뜻을 모았다. 1주(柱)에 50원(圓)씩 600주를 한 자본금 3만원으로 하되 2회에 걸쳐 분납하는 조건으로 자본금 모집에 들어갔다. 모든 경제가치의 기준이 되었던 당시의 쌀값이 1섬에 10원 정도였으니, 1주는 쌀 5섬 정도였다.

회사 형태와 자본금 및 모금방법을 확정한 창간주역들은 신문발간의 취지와 중요성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발기문을 공포하였다. 당시 황성신문은 1909년 2월 17일 ‘대한우일보(大韓又一報)’라는 제하에 “경상남도 유지 제씨가 경남일보사를 설립하기로 발기 하였더라”고 보도했다. 이어 2월 21일자에는 ‘영남서광(嶺南曙光)’이라는 제하에 경남일보 주식회사 발기문을 실었다. “어둡고 어리석은 국민의 지식수준을 향상시키는 데는 신문이 그 기본이 되니, 신문사의 창립에 찬성하여 경상남도의 교육과 신문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 선비나 서민에 관계없이 먼저 주식보급에 참여하여 신문을 창간시킨 다음 열심히 구독하고 보급하여 신문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야 말로 영남의 바람이요, 희망이 아니겠는가”라는 것이 발기문의 요지다.

신문 발간의 목적으로 실업을 내걸고, 편집겸 발행인은 울산의 김홍조 선생이 맡았다. 국민들의 자본으로 지방에서 신문사를 설립하는 것은 경남일보사가 효시였다. 경남일보는 위암(韋庵) 장지연(張志淵)선생을 편집을 주관할 주필로 초빙했다. 위암은 1902년 이래 황성신문사 사장으로 재직하다가 1905년 11월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란 논설을 썼던 당대의 대표적인 언론인이요, 저술가였다. 주필직을 수락한 그가 진주로 내려온 날은 1909년 9월 29일이었다. 1909년 2월 창간을 발기한 뒤 8월 19일 발행허가를 받아 인쇄시설을 확보하고 10월 15일 유서 깊은 진주성에서 창간호를 냈다. 109년 전 바로 오늘이었다. 1909년 10월 15일 발행된 창간호는 유형문화유산으로 현재 진주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일제강점 직후인 1910년 10월 11일에는 매천(梅泉) 황현(黃玹)의 유시(遺詩)를 실었다가 11월 15일부터 25일까지 정간당하기도 하였다. 1952년 (9월18일) 6대 사장에 취임하여 약 10년간 경남일보를 이끌어 오던 설창수 선생은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을 창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다. 일제와 군부에 의해 정간과 폐간을 거듭했지만 경남일보는 기어이 불사조처럼 살아남아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수많은 굴곡의 시간과 함께 경남일보를 지켜주시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해주신 선각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창간당시의 발기인들은 물론이고 최근에 이르기까지 경남일보를 지켜주시고 이끌어 주신 수많은 경남일보 임직원들과 애독자들께 한없는 감사를 드린다. 경남일보는 어떤 고난이 있어도 묵묵히 창간정신을 이어받아 연연히 후손들에게 물려 줄 것 이다.

고영진(경남일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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