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라운드 테이블과 도시재생
[기고]라운드 테이블과 도시재생
  • 경남일보
  • 승인 2018.09.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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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연(LH 도시재생계획처 부장·도시계획학 박사)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모아 조율하고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한다. 얼마 전까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호했던 ‘타운홀 미팅’ 방식의 회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 회의는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듣고 이견을 조율해 나갈 수 있는 훌륭한 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말로 바꾸면 ‘원탁회의’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원탁이라 하면 원탁의 기사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전설 속 아서왕의 원탁에는 기사 13명의 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원탁회의는 별도로 상석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동등한 자격으로 회의에 임할 수 있어서 소위 ‘갑’이 없는 회의라고 할 수 있다. 회의 분위기도 좀 더 자유롭고 화기애애하다. 원탁을 놓는 것이 원칙이지만 원탁을 놓을 수 없을 경우 굳이 원탁을 고집할 필요는 없고, 원탁회의의 정신만 충실히 구현하면 된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을 전국 68개 지구에서 진행 중이다. 경남 진주시의 경우 노후 주거지역 중 하나인 진주옥봉지구를 재생하기 위하여,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인 LH와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재생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주체가 있어 의견을 조율하고 현안을 해결해야 할 현장 레벨의 문제가 많다. 도시재생은 주민이 주인이고 정부는 행정적으로 지원하되 중간지원조직을 통한 진정한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 이 경우 모든 관련자들이 참석하는 도시재생형 ‘라운드 테이블‘ 회의가 적합한 논의방식으로 보인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옥봉 새뜰사업은, 개별 주체(주민, 지자체, LH 등)의 다양한 의견을 일치시키기 어려워 그동안 사업진척이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진주시와 LH는 새로운 회의방식인 ‘진주옥봉 라운드 테이블’ 회의를 시작하여 매주 한 번씩 회의를 열었다. 기존에는 사안별로 개별 회의를 여러 번 개최해야만 했고, 서로 정보공유에도 한계가 있어 오해가 생기거나 의사결정도 지연되기 일쑤였다.

옥봉문화체험마을에서는 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옥봉루’(마을 커뮤니티센터)가 조만간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고, 로컬푸드를 활용한 마을식당과 카페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손맛 음식경연대회와 주민잔치가 예정되었고, 마을탐방로를 개설하여 진주의 가보고 싶은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마을길 중심의 옹벽도 아름다운 마을길로 변신 중이고, 소방도로, 집수리, 주차장, 도시가스 등이 새롭게 추진 중이다. 서울에 인사동길이나 망리단길이 있다면, 진주에는 진주의 옥봉길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권세연(LH 도시재생계획처 부장·도시계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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