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추석’의 또 다른 의미
[경일칼럼]‘추석’의 또 다른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8.10.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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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우리나라의 명절은 서양과는 달리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특히 보름달과 연관된 것이 많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추석이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밝고 둥근 달을 볼 수 있다. 추석을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을을 초추(7월), 중추(8월), 종추(9월)로 나누었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하고 15일이 8월의 중간이기 때문에 가을의 한 가운데에 있는 명절이란 뜻에서 추석을 중추절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한 추석을 우리 고유의 표현으로는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가위’의 어원은 먼저 ‘가위’는 음력 8월 또는 가을 한가운데를 의미하며 ‘한’은 어떤 낱말 앞에 붙어서 크다는 뜻을 더해 주는 우리의 고유의 말이다. 그래서 한가위는 음력 8월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고 의미를 풀이 할 수 있다.
 
우리는 설이나 추석이 되면 방송을 통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설이 되면 설이 민족의 최대 명절이라고 하고, 추석이 되면 추석이 민족의 최대 명절 한가위라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 민족의 최대명절은 어느 날일까? 추석쪽이 좀 더 가깝다. 통계적으로도 고속도로 통행량이 설보다 추석이 많다. 설때는 보통 2900~3300만명 민족 대이동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추석은 3200~3600만명 정도가 뉴스에 올라온다.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를 나가는 관광객 수도 추석이 더 많고 택배나 여러 기업의 매출량, 명절선물세트 구입량, 편지배송량, 극장가 관객수, 관광지 관광객 수 등 모든 면에서 추석이 설보다 많다.
 
추석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렇게 좋은 명절 추석이 되면 우리나라 국민의 70~80%가 민족의 대이동 이라는 큰 행사를 치루게 된다. 밤을 세워가면서 어렵게 고향으로 달려가는 것은 효심의 발로다.
 
명절은 각자의 현실에서 바쁘게 살면서 찾아 뵙지 못한 가족 친지들을 그리움이 묻어나는 고향으로 가서 보고 싶던 사람을 만나고 조상의 은혜에 감사의 예를 올리는 특별한 날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신은 점차 퇴색되어 가고 있다. 그저 빨간날이라서 좋고 농경사회 때처럼 강한 유대감은 사라지고 자기만의 개인의 삶을 누리기를 선호하고 있다.
 
일가 친척들을 만나면 가끔 굴욕과 모욕을 받기도 한다. 자신이 선택한 싱글라이프는 시집 못 간 노처녀로, 자기가 좋아하는 삶을 사는 프리랜스는 출세 못한 백수로 전략하고 만다.
 
이처럼 지금의 젊은이들의 세대는 지금의 기성세대의 사고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에 많은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가족이 다함께 모여 조상께 예를 다하던 기존과는 달리 업체를 통해 차례를 지내고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인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기간 동안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은 118만명으로 추산되며 꾸준히 증가하여 작년보다 8.2%늘어날 것으로 예측 되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추석명절은 보족함이 없고 풍요롭고 넉넉함을 상징한다. 우리나라는 세계10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회적 약자와 불우한 이웃이 많다.
 
보건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숫자는 835명이었다. 4년 전인 2013년(464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증가율은 무려 80%다. 이는 전통적인 가족 개념 해체와 1인 고령 가구(독거노인)수가 불어난 점과 맞물려 있다.
 
올해 141만인 독거노인은 2022년에는 17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독거노인의 고독사가 많아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추석의 보름달처럼 밝힌다면 추석의 또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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