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진주의 3·1운동 100주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특별기고]진주의 3·1운동 100주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8.10.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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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섭(사단법인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김중섭
남북 정상은 남북 평화 정착을 위한 역사적인 회담에서 2019년의 3·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자고 합의했다. 3·1운동은 우리 겨레 모두가 함께 기념할만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의 온 겨레가 독립을 쟁취하고자 일으킨 3·1운동은 우리 민족 근대 역사의 분수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3·1운동을 겪은 일제는 폭압적인 무단통치 정책을 버리고 이른바 ‘문화통치’로 바꾸었다. 궁극적인 목적인 독립은 이루지 못하였지만, 3·1운동은 근대 사회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3·1운동의 결실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예전의 왕정 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국민이 주인인 공화정을 지향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그렇게 세운 임시정부는 일제에 항거하며 나라를 되찾으려는 독립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3·1운동을 겪은 우리 겨레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다양한 사회운동을 벌이면서 근대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였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준 곳이 진주였다.

1920년에 결성된 진주소년회는 조선시대에 어른들에 억눌려 지낸 어린이의 권익을 위한 전국 최초의 단체였다. 그 후 진주에서는 어린이 권익과 교육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어린이 교육만 활발하였던 것이 아니다. 실력을 갖추어야 민족 독립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교 설립 운동과 주민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3·1운동을 목격한 허만정을 비롯한 지역 유지들은 중등 교육기관이 없는 지역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1920년부터 일신고등보통학교 설립운동을 벌였다. 그 일에 각계각층 주민들이 힘을 보탰다. 일제의 간섭과 비협조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지만, 그 활동은 1925년 4월 진주고등보통학교와 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오늘날의 진주여고) 설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러한 역사는 교육도시 진주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진주의 3·1운동을 이끈 지도자들은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다양한 사회운동을 벌였다.

강달영은 농민운동, 노동운동을 위한 진주노동공제회를 조직하였다. 1922년 10월에 이 단체가 개최한 전국 최초의 소작인대회는 전국 곳곳에서 소작 운동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 강상호는 1923년 4월에 조선 시대의 최하층 집단인 백정에 대한 차별 철폐와 평등 대우를 위하여 형평사를 결성하였다. 전국으로 확대된 형평사는 일제 시기에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사회운동 단체로 기록되었다. 그러면서 진주는 인권 운동의 금자탑으로 평가되는 형평운동의 메카로 인식되었다.

이렇듯이 범시민이 참여하여 민족 독립을 외치던 진주의 3.1운동은 근대 사회를 지향하는 선도적인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제라도 진주의 3·1운동과 그 영향이 역사적으로 올바로 평가되고 기념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진주에서는 시민단체가 만세 시위를 재현하는 행사를 열고, 언론사가 기념 마라톤대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3·1운동을 일깨워왔다. 이에 덧붙여 학술토론회, 시민 역사교육을 통하여 진주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한국 근대 발전에 기여한 진주 지역의 역사를 학습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역사도시 진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역사 현장의 의미를 새기고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 진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고 책무이다. 이를 위하여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별 사업의 산발적인 개최보다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3·1운동 100주년은 6개월 남짓 남았다. 결코 많은 시간이 아니다. 하루 빨리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하여 기념사업을 알차고 의미 있게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진주시 당국과 전문가 집단,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진주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회’ 같은 한시적인 특별기구를 설치 운용할 것을 제안한다.
 
김중섭(사단법인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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