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찬 선비’ 남명선생 사상·학덕 기린다
‘칼 찬 선비’ 남명선생 사상·학덕 기린다
  • 원경복
  • 승인 2018.10.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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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회 남명선비문화축제 19·20일 산청서
▲ 지난해 남명선비 문화축제 제례



제42회 남명선비문화축제(집행위원장 최구식)가 남명 조식 선생의 탄신 517주년을 맞아 남명선생의 사상과 학덕을 기리고자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산청군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산청군과 남명선비문화축제집행위원회에서 주최하고 경상남도, 경상남도교육청, 남명 관련단체 등에서 후원한다. 지난해보다 새롭고 다양한 신규행사를 발굴해 선비·유림 위주의 행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구성된다.

올해는 박진감 넘치는 무예시범을 기반으로 하는 의병출정극을 비롯하여 제30회 경남도 서예대전 초대작가전, 전국 시조경창대회, 전국한시백일장, 경남학생백일장, 남명학생 휘호대회, 마당극 남명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는 등 다양한 문화경연행사가 열린다.

특히 가족단위 관광 트렌드를 감안하여 축제 관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족단체 궁도체험과 서당체험프로그램 등을 발굴하여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 더욱 즐거운 행사로 기획했다.

◇어떤 행사들이 준비되나

축제 첫날 19일에는 남명정신의 계승·발전에 노력하고 있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과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마련된다. 남명선비문화축제에 맞춰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의 전문학자 14명이 참가하여 동아시아 유교문화의 성찰과 남명학을 주제로 발표와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그경남서예협회에서 주관하는 제 30회 경남서예대전 초대작가전의 우수작품 180여점도 1개월간 전시돼 수준높은 서예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20일 열리는 본 행사는 남명선생묘소참배를 시작으로 식전공연, 남명제례, 개막식에 이어 남명 제자 의병장 20여명이 출정하여 의병창의정신을 실감나게 연출하는 의병출정극이 선보인다. 야외공연장에서는 ‘위대한 스승, 다시 세상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마당극 남명’공연과 서편제 스타인 오정해가 직접 사회를 맡는 경남도민예술단공연, 국악과 스페인 플라멩코의 만남 등 경남의 우수예술단체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특히 행사 당일 10시부터 개최되는 남명제례는 남명의 탄신 517주년을 맞아 선생의 제례가 진행된다. 초헌관은 김경수(경남도지사), 아헌관은 곽건영(망우당기념사업회 이사장), 종헌관은 김기원(마산중앙중학교 교장), 전다관은 정우락(경북대 교수)가 맡고 지역유림 정옥영의 집례로 진행된다.

이번에 초연되는 마당극 남명은 (재)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산청군이 공동으로 극단 큰들문화예술센터에 의뢰하여 제작했다. 마당극 남명은 관람객의 큰 호응이 예상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조선시대 실천유학의 대가인 남명의 삶과 정신을 해학과 위트로 구성지게 표현할 예정이다. 남명사상 연구나 이벤트 등 기존에 진행되는 많은 선양사업과 함께 남명을 대중에게 알려 나가는 볼거리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와 가족에게 더욱 즐거운 놀이마당

예년의 축제는 주로 제례와 한시백일장, 시조경창 등 노인층에 집중되어 왔다. 이번 축제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하면 더욱 즐거운 행사로 꾸민다. 깊어가는 가을 지리산의 단풍길을 따라 한국선비문화축제장을 찾으면 머리와 몸이 가벼워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체험활동으로는 신명사도와 산천재 등 목판체험을 비롯하여 선비전통놀이인 활쏘기, 투호던지기, 고리걸기, 칠교놀이, 굴렁쇠 구르기, 제기차지, 의병·장군 복장 입고 사진찍기, 가족단체 궁도체험 등 옛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놀이를 즐기고 즉석 상품도 타갈 수 있다.

축제장에서 지리산에서 생산된 약초가 듬뿍 들어간 전통차를 무료시식할 수 있는 일일 무료찻집도 운영된다.

특히 올해에는 남명어록쓰기행사와 경남서예대전 우수작품 180여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한 서예깃발전시, 가족단체 궁도체험과 사자소학을 위주로 한 서당체험은 좋은 추억거리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이번 제 42회 남명선비문화축제는 볼거리도 풍성하고, 체험도 해보고, 가족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남명선비 문화축제 국궁체험



■남명 조식은 누구인가

남명 조식 선생은 1501년 합천군 삼가면 토동의 외가에서 승문원 판교를 지낸 부친 언형과 모친 인천 이씨의 3남 2녀 중 2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창녕(昌寧)이고, 자는 건중(健仲)이며 남명은 호이다.

선생의 학문은 경(敬)과 의(義) 두 글자로 집약되는데, 이는 주역의 ‘경이직내, 의이방외’(敬以直內 義以方外:경은 내적 수양을 통해 마음을 밝고 올바르게 하여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의는 경을 근본으로 하여 제반사를 대처함에 있어 과단성 있게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선생은 학문과 삶이 일치되는 것을 강조하였고, 항상 백성들의 곤궁한 생활을 마음 아파하며 백성을 중시하는 민본사상과 위민정치를 역설하였다.

선생의 문하에서 많은 인물들이 배출되었다. 학문적으로 일가를 이룬 오건·김우옹·최영경·하항·정구·정탁을 비롯한 48가(家)에 달하는 당대의 석학들은 선생의 학덕을 계승하여 사림의 중심이 되었고, 곽재우·정인홍·김면 등 의병을 일으킨 3대 의병장을 비롯하여 조종도·전치원 등 50여 명이 의병장으로 활동하여 임진왜란의 국난 극복에 선봉에 섰다. 그러기에 ‘조선교육사’를 쓴 이만규는 우리나라 교육사상 가장 성공한 교육자로 남명 선생을 으뜸으로 내세웠다.

■왜 지금 다시 남명인가

조선 중기 최고의 학자로 추앙받던 남명선생의 학문과 사상은 인조반정으로 정인홍 등 남명학파가 몰락한 이후 400여년간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 있었으나 최근 학계는 물론 경남도 등을 중심으로 남명의 독특한 학문세계와 사상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백성의 곤궁한 삶과 나라의 앞날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올린 을묘사직소(단성소)와 공무원의 부정부패 척결과 청렴을 설파하여 306년 동안 조정에서 경계로 삼았던 서리망국론이 세상에 알려지고, 서슬 퍼런 왕권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민본을 강하게 주장한 민암부와 정통 성리학 시대에 이단이라는 비난을 들어 가면서도 학문을 위한 성리학이 아닌 백성과 현실을 위한 실사구시 학문을 주창하고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한 그의 학문은 실로 독특하고 위대했다.

남명 문하에서 배운 제자들은 남명 사후 20년 후에 발발한 임진왜란을 맞아 50여명의 제자 거의 모두 의병장으로 활동하여 나라를 구해 세계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처럼 지식인의 참된 용기와 배움의 사회적 실천, 부정부패 척결과 청렴을 강조하고 실용적 실천을 중시한 정의롭고 올곧은 남명사상은 과거의 학문 속에 침잠되어 있는 사상적 한계를 넘어 오늘날 더욱 유용한 경남정신, 시대정신으로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켜 나가고 있다.

원경복기자
 

남명선비 문화축제 의병출전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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