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사회적 책임
  • 경남일보
  • 승인 2018.10.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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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농협고성지부장)
양진석

지난 10월3일, 개천절에 우리 군지부 직원 20여명이 고성군 치매전문요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매년 찾아 봉사하는 곳이라 공휴일이지만 대부분 직원들이 동의하였다. 이 곳은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을 수용하여 체계적으로 돌보아 주는 노인복지시설이다. 아침에 요양원에 들어서니 대부분 할머니들이라 갑자기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필자의 어머니도 경증 치매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그날 안면이 있는 할머니 한분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인사를 하니 대뜸 화를 내는 것이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사회복지사 한분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중증 치매라고. 마음이 대단히 무거웠다. 옛날 동네에서 만나면 다정다감하게 대해 주시던 분이었는데.

우리 직원들은 조별로 주변 청소, 식판 닦기, 식탁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낙엽과 풀이 자라나 있었다. 빗자루로 낙엽과 풀을 제거하고 마대자루에 담아 한 곳에 모았다. 낙엽을 쓸고 풀을 뽑으니 차츰 주변이 깨끗해 졌다. 마음도 다소 홀가분해지는 듯 했다. 청소 후 방에 계시는 분들을 모두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한 분 한 분 휠체어로 조심스럽게 안내했다. 방에만 너무 오래 계시면 안 되기에 햇빛도 쏘이고 신선한 공기 마시면서 말동무도 해 드리고 노래도 불러드렸다.

필자는 우연하게 몸과 정신이 거의 정상에 가까운 할머니와 말동무를 했다. 뇌에 약간의 문제는 있었지만 의사소통 과정에서 별 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어찌나 농담을 잘하던지 말동무를 해 드리려고 간 필자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셨다. 오히려 지나온 시절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모습에 대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 할머니처럼 다른 분들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산업화 등 굴곡 많았던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경험해온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다.

이러한 분들이 자기 자신을 서서히 잃어버리는 병 치매를 앓고 있다. 힘든 시대를 살아온 부모들이 계시기에 현재 우리가 있다. 후손인 우리가 잘 모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이제는 사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 한다. 농협도 예외는 아니므로 법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2011년부터 은행권에서 7년째 사회공헌부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아직도 부족하다. 그날 봉사활동에서 농협지부장으로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양진석(농협고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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