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쟁같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매일 전쟁같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 박준언
  • 승인 2018.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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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항공 시민간담회, 소음피해 성토
국무총리실 내에 김해신공항 항공기 소음과 안전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검증위원회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김해시민들의 소음 실상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17일 김해시청에서는 김해신공항 피해예상지역 시민과 시민단체 등 200여명이 참가하 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용역 중간보고에 따른 간담회’ 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서는 지난 1972년 건설된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로 인해 40년 이상 소음피해를 입은 김해시민들의 성토와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공항에 대한 우려와 위법성이 집중 논의됐다.

항공기 이착륙 노선에 위치한 아파트에 산다는 주민 A씨는 직접 찍은 동영상을 제시하며,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렸다. 그는 “매일 매일을 전쟁 같은 소음 속에서 살고 있다.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아파트와 충돌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살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소음피해 주민이 가장 많이 사는 내외동에서 온 주민은 “자체적으로 소음을 측정 해보니 순간 소음이 90웨클이 넘는다. 이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70웨클을 훨씬 넘는 수준이다. 지역과 위치별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해 국토부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해신공항반대추진위 류경화 위원장은 “지난 2002년 김해 돗대산에 추락해 130명이 사망한 민항기의 고도는 204m였다. 당시 블랙박스를 검토해 보면 사고 항공기는 활주로를 확인하지 못해 상승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만약 착륙 중이었다면 바로 옆 아파트와 충돌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났을 것”이라며 김해신공항 계획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해신공항의 위법성도 지적됐다. 20년 이상 공항을 연구해온 김해신공항 부산울산경남 테스크포스 팀(T/F)팀의 최치국 박사는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

최 박사는 “국토부가 현재 김해공항 활주로에 40도 각도로 3.2km 신활주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당초 발표한 관문공항이 아닌 현재 공항을 확장하는 ‘거점공항’에 불과하며, 소음은 현재보다 약 7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해공항은 민간공항이 아닌 공군이 관할하는 군사공항임에도 국토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아 군사기지법 및 군사시설보호법을 적용할 경우 활주로 신설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박사는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김해공항 주변의 장애물 절취 없이 활주로 건설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공법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오봉산, 임호산, 경운산 등 김해공항 주변 약 6600만㎥의 장애물을 절취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국토부가 김해신공항의 수요예측에도 오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토부는 2056년 김해신공항 항공기 운항횟수가 18만 9000회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지난 10년간 김해공항 항공기 평균 증가율인 6.7%를 적용하면 2027년이면 정부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김해신공항이 처리할 수 있는 최대 항공기 운항횟수 29만 9000회도 2037년 이전에 도달하게 돼 추가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를 함께한 허성곤 김해시장은 “김해시는 서쪽 V자형 대신 동쪽 V자형 또는 남쪽 11자형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국토부는 진정성 있는 대응이 없다”며 “다음 주부터 운영되는 부울경 공동T/F팀과 협조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나온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토부 등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해신공항은 정부가 5조 96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존 김해공항 2본의 활주로에 1본의 신설활주로를 건설하고 연간 38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터미널을 확충하는 것이다. 현재 공항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용역계획이 진행 중이다. 개항은 2026년이다.

박준언기자

 
김해신공항 소음 실상을 알리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간담회가 17일 오후 김해시청에서 개최됐다.
김해신공항 소음 실상을 알리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간담회가 17일 오후 김해시청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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