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멈춘 젊은 산악인 이재훈
도전 멈춘 젊은 산악인 이재훈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8.10.1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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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웨이 원정대 합류했던 진주 금산면 출신 막내 대원
▲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에 참변을 당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대원 이재훈(24) 씨. 사진은 2015년 전국체육대회 산악경기 우승 당시 모습. 사진제공=부경대

“그들은 떠났지만 히말라야에서 다시 등산 시작할 것”

한국 히말라야 등반 원정에 최연소로 참가했다가 사고로 숨진 이재훈(24)대원이 진주 금산면 출신인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출신학교와 지역 산악계가 애도를 보내는 등 깊은 슬픔에 빠졌다.

고 이재훈 대원은 진주 금산면 출신으로 현재 부모가 거주하고 있으며 금산초등학교와 진주 동중학교, 2014년 동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해 부경대학교에 입학 후 휴학했다. 고교 시절 산악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대학진학 후 산악부에 들면서 국내 다수의 유명산에 오르는 등 열성적인 산사랑에 빠진 전도유망한 산악인으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침착하고 과묵한 성격 때문에 산악인들 사이에선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이창훈 대장과도 해외원정을 한차례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정에선 최연소 대원으로 식량 의료 장비분야를 맡았다. 이 대원이 원정대에 합류한 것은 김창호 대장과의 인연 때문이다. 부경대학교 산악부 명예회장이었던 김창호대장이 부산산악연맹과 함께한 14좌 완등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 대원은 부산학생산악연맹 재학생이었다.

17일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출신학교와 산악인들이 안타까움과 함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히말라야 촐라체에 등정한 지역 산악인 최강식(38)씨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비보를 최근에야 알았고 특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진주 동중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안 뒤 충격에 빠졌다”며 “학교측에서 현수막을 걸고 조화와 위로전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진주 동명고등학교에서도 고인의 빈소가 있는 부산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냈다. 문형준 교장은 “코리안 웨이 신루트 개척을 위해 도전에 나섰던 젊은 산악인이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등반을 멈춘 심정을 헤아릴 길이 없다”면서 “고인의 도전정신은 젊은이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며 슬픈 마음을 전했다.

부경대학은 휴학중인 고 이재훈 대원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대학 측 관계자는 “4학년 휴학 중 원정을 떠났다가 유명을 달리한 이재훈 학생에 대한 대학의 예우 차원”이라며 “명예졸업장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부산에 빈소가 차려지는 대로 졸업장 수여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원장인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그들이 산을 타며 이룬 기여와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며 온 산악인들이 애도하는 분위기”라며 “살아있는 사람이 떠난 사람에게 무슨 말이 있겠느냐. 그들은 떠났지만 히말라야에서 그들은 다시 등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 대원을 포함한 한국 원정대 5명은 네팔 카트만두를 떠나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장례는 부산 수영구 서호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이 대원은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김창호 유영직 이재훈 임일진 정준모)에 포함돼 남벽 직등 신루트 대척을 위해 떠났다가 지난 13일 해발 3500m 지점에 있는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베이스캠프에서 500m∼1㎞지점까지 떨어진 지점에서 시신이 발견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아 거대한 돌풍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창민 기자



 
히말라야 등반 중 눈사태로 숨진 한국 원정대원들
히말라야 등반 도중 눈사태로 숨진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에 대한 시신 수습이 14일(현지시간) 완전히 마무리됐다. 사진은 원정에 참가한 임일진 감독(왼쪽부터), 김창호 대장, 이재훈 씨, 유영직 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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