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칙 인권침해 요소 많아 개선 시급
고교 학칙 인권침해 요소 많아 개선 시급
  • 강민중
  • 승인 2018.10.18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인사는 공수로 통일한다’, ‘복도에서 선생님을 만날 때에는 약 6보 전방에서 정중히 목례로 인사한다’, ‘교복하의는 완전히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 3회가 가능해야 하며 바지를 무릎 위 10cm까지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남학생은 흰색 또는 검정색의 목 짧은 양말을 권장한다’, ‘치마길이는 원형대로 하고 무릎을 붙이고 다리를 가지런히 한다’

도내 고등학교 학칙들이 과거에 머물러 현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인권침해 요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에는 과도한 예절요구, 용의·복장규제를 넘어 남여 차별적 생활 규정이 명시된 곳도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8월부터 부산국가인권사무소와 공동으로 도내 199개 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생활규정, 선도규정, 학생자치규정 등 3개 분야에 걸쳐 인권침해요소가 있는 학칙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이중 학생생활규정의 지적 내용이 1716건(49%)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선도규정 1225건(35%), 자치규정 588건(16%) 순으로 총 3529건이 지적됐다.

도내 고등학교가 용의복장, 학생임원 자격 등을 과도하게 제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 아직 남여 차별적 생활태도를 명시하거나, 학생들에게 과도한 예절을 요구하는 등 시대적으로 뒤처진 내용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도규정의 인권침해 사례를 보면 ‘주번근무를 태만히 하는 학생을 학교내 봉사’를 시키고, ‘훈계만으로 선도할 수 없을 때 운동장 걷기, 격리조치, 특별과제 부과 등의 방법으로 교칙 위반 학생이 스스로 반성하게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각 학교별로 안내해 내년 2월까지 개정토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학교 규칙 개정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2월부터 고등학교 대상 컨설팅을 실시해 학교의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허인수 학생생활과장은 “이번 전수조사와 연수를 통해 학생이 학교의 주체로서 학칙 개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교직원 및 학부모와 함께 협의해 학교 규칙을 만듦으로써 학교가 민주시민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번 학칙 전수 조사 결과와 연계해 18~19일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학교 규칙 재개정을 위한 권역별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진주교육지원청과 창원대에서 진행하는 이번 연수는 도내 전 학교의 관리자와 업무 담당 부장교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해 학교 규칙 재개정 사례 및 인권이해교육 등의 내용으로 열리고 있다. 연수에 참여한 도내 전 초중고 관리자와 업무 담당 교사는 연수 후 학교에 돌아가 2시간 이상 교직원을 대상으로 전달 연수를 실시하게 된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