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물·불의 작품, 도자기’
‘흙·물·불의 작품, 도자기’
  • 박준언
  • 승인 2018.10.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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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기자
박준언기자
요즈음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생활용품들은 모두 최신식 기계에 의해 과학적으로 생산된다. 작은 펜부터 자동차는 물론 우주선까지 어느 하나 정확한 계산에 의해 생산되지 않는 것이 없다. 밀리(milli)를 넘어 나노(nano)까지 통제하는 것이 현대기술이다.

그러나 현대 기술로도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 바로 도자(陶瓷) 세계다. 토기(土器), 도기(陶器), 자기(瓷器)로 불리는 도자기는 흙에 유약 등을 섞어 구워낸 그릇 따위를 말한다. 그러나 숙련된 도공의 손길로 같은 흙과 같은 유약을 발라 한 가마에서 구워도 그 속에서 나오는 도자기의 빛깔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색이 나올지는 기온, 습도, 바람 등 오직 자연이 결정한다.그래서 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자기가 큰 가치를 얻는 것이다. 우리는 청자(靑瓷), 백자(白磁), 분청사기(粉靑沙器)라는 이름으로 도자기를 접해왔다. 그러나 이 도자기들은 시대와 기술에 따라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청자’는 백토(白土)에 철분이 약간 들어있는 장석질(長石質) 유약을 입혀 1300℃ 정도의 열로 구워낸 자기다. 청자는 독창적이고 섬세한 무늬가 특징이며 비취색(翡翠色)을 닮은 푸른 빛깔의 아름다움은 전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조선 시대에 발달했던 백자는 규사(硅砂)와 산화알루미늄을 주성분으로 그릇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잿물을 입혀서 1350℃ 전후의 열을 가한다. 순백의 반투명인 백자는 청자와 비교해 담백하고 검소한 아름다움을 풍기며 조선의 상징인 성리학 정신을 담고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중간에서 발달했던 분청사기는 회색 바탕흙 위에 백토진흙을 바르고 유약을 입혀 구워낸 자기다. 상감청자를 계승했지만 상감청자의 조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모를 갖추면서 당시 수요층 확대에 기여했다. 자유스러우면서 실용적인 형태와 다양한 분장기법이 특징이다.

이런 도자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볼 수 있는 축제가 오는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 김해 진례면에서 개최된다. 청자, 백자, 분청자기는 물론 중국, 일본, 한국의 도자기를 모두 감상할 수도 있다. 가을을 맞아 가족과 함께 도자 축제장에서 흙, 물, 불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박준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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