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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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10.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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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주(전 경찰서장)
강선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연금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냥 무위도식 하는 것 같고, 열심히 일을 하며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작은 커피숍을 내기로 했다. 평소에 커피를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않던 필자가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까페라떼, 더치커피 등 생소한 메뉴의 커피를 서투른 솜씨지만 그런대로 곧잘 뽑아내게 되었다.

평생 경찰직에서 경직된 삶을 살아왔던 필자로서는 거의 혁명적인 변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서 ‘당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이 순간의 삶뿐임을 명심하라’고 했듯이 살아 있는 동안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끝없이 변화를 추구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다.

개구리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개구리를 차가운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온도를 천천히 높이면 개구리는 끓는 물과 함께 죽게 되지만, 이미 뜨거워진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물에 닿자마자 개구리는 뛰쳐나와 생명을 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때때로 필자는 점점 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와 같이 주위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고, 주변 환경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해왔다.

지금 내가 추구하고 바라는 변화는 단순한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변화이다. 그러니까 겉모습만 바꾸는 형식적인 변화가 아니라 체질과 기본적인 의식까지도 바꾸는 그런 변화이다. 현상을 타파하고 새롭게 변화한다는 것은 위험과 보상이 함께 수반되는 역동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좀 어려운 일이겠지만 자발적이고 선제적으로 변해야 하는 까닭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타의나 외부의 영향에 의해 변해야만 될 것이고, 그때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바라는 변화라는 것이 크고 거창한 것은 절대 아니다.

매일 되풀이되는 일이겠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자세의 변화,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 미소 띤 온화 한 얼굴로의 변화, 화를 억제하는 마음으로의 변화, 두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으로의 변화,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의 변화, 변화 앞에서 변하지 않으려는 마음의 변화 등, 늘상 반복되는 일상의 편편 속에서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고 창조 해 나가는 과정, 즉 ‘지금의 나’와 ‘지금과는 달라진 나’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다.

변화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용기는 두려움이 없거나 모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선주(전 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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