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霜降)즈음
상강(霜降)즈음
  • 경남일보
  • 승인 2018.10.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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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
한 해가 다가도록 최저임금과 연관된 취업난으로 온 나라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하향조정에 들어갔으나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는 아직 잠재돼 있다. 그런 와중에 일부 공기업의 고용세습 문제는 국감정국을 싸늘하게 냉각시키고 있다.

▶정치가 갈피를 못 찾고 있는 사이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길거리 떡볶이에서 김밥, 심지어는 가장 안정돼야 할 쌀값까지 치솟고 있다. 채소류가 주도하고 있는 장바구니물가는 주부들이 시장가기가 겁난다고 할 지경이어서 소비심리마저 위축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이럴 때, 흉년에 서민들이 따로 챙겨 영양을 보충하던 식료품이 있어 그나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명태, 오징어, 전어, 심지어는 쭈꾸미와 낙지까지 귀족음식이 된지 오래다. 길거리 개를 잡거나 토끼, 고양이로 영양을 보충하기도 했지만 지금 그런 행위는 지탄의 대상이다.

▶그 시절 어렵사리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부산물은 서민들의 몫이었다. 조선시절 , 소뼈와 소머리, 내장으로 만드는 요리가 100가지가 넘을 정도로 서민들은 소의 부산물로 영양을 보충했다. 설렁탕의 유래도 다름 아니다. 그 중 하나가 수구레탕이다. 소의 껍질과 살의 사이에 있는 부위를 푹 고아 만든 것이 그것이다. 요즘은 찾아볼 수도 없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즈음 생각나는 음식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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