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성산산성 목간으로 보는 ‘신라’
함안 성산산성 목간으로 보는 ‘신라’
  • 김귀현
  • 승인 2018.10.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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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술대회 개최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에서는 총 17차례에 걸쳐 목간 245점이 발견됐다. 이는 우리나라 고대 목간 중 40% 수준에 해당한다.

성산산성을 발굴하고 조사보고서를 펴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91년부터 2016년까지 17차례에 걸쳐 진행한 조사에서 출토된 목간의 역사적 가치를 고찰하는 국제학술대회를 한국목간학회, 함안군과 함께 25~26일 양일간 함안문화원에서 연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크게 하찰 목간과 문서 목간으로 나뉜다. 대부분은 하찰인데 지명, 인물, 물품이 기록돼 있다.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무엇을 얼마나 보낸다’는 내용이다.

양일간 주보돈 경북대학교 교수의 기조강연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 연구의 진전을 위한 제언’을 시작으로 성산산성 축조기법의 특징, 성산산성 목간의 개요, 하찰 목간의 서식과 성격, 문서목간의 역역동원의 문서 행정, 국어사적 의의, 성산산성 목간으로 본 6세기 신라 촌락사회와 지방지배의 단면 등 연구자들의 발표가 이어진다.

연구소 측에서 배포한 발제문에 따르면 기조 강연자인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목간을 통해서 행정촌과 자연촌의 개념, 곡식, 기재양식, 행정목간, 역역동원 등 다양한 신라사회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풍성한 신라사의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성산산성 목간은 1992년 처음 2점이 발견된 뒤 조사 때마다 몇 점 혹은 수십 점씩 나왔다. 여러차례에 걸쳐 목간이 발견되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권인한 성균관대 교수는 목간을 통해 국어사적 의의를 살펴본다. 권 교수는 신라 한자음의 양상, 이두 발달의 정도, 신라의 어휘 등을 판독하는데 지난해 공개된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분을 포함한 함안 목간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성산산성 목간에는 차발(此發), 패발(稗發) 등 단어가 등장한다. 이 가운데 신라식 이두 표기를 근거로 권 교수는 현대의 ‘바리’는 ‘발’(發)의 발달형이라는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재홍 국민대 교수는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의 연대’ 발표에서 532년 혹은 592년으로 추정되는 ‘임자년’(壬子年) 목간에 대한 논의와 성산산성 축조와 연계해 목간 작성 시점을 추정한 학계 연구 결과를 정리한다.

김 교수는 산성의 중심이 되는 체성벽은 6세기 후반에 축조했다고 판단지만 내벽 보축(補築)이나 부엽층에서 출토한 유물은 7세기에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성산산성은 6세기 후반에 처음 세운 뒤 7세기 전반에 보수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목간에서 확인된 ‘○월중(月中)’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목간 사용 연대를 두 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25일 국내 연구자들의 발표에 이어 26일에는 중국 고대 세금징수 과정, 목간군으로서의 성산산성 목간 등 고대 목간을 소재로 한 중국과 일본 연구자의 발표가 진행된다.

한편 연구소는 학술대회가 열리는 25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창원 연구소 전시실에서 특별전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의 여정’을 개최한다. 출토 목간 중 70여 점을 공개하고, 하찰 목간으로 고대 생활상을 재해석한 설명 자료를 선보인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으로, 목간은 고대 다양한 지명과 인명, 수취 방식, 문서 행정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의 기록유산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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