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 경남학생인권조례에 대하여
[여성칼럼] 경남학생인권조례에 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8.10.25 13: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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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순 (진주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
지난 10월 18일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입법예고 되었다. 교육청은 조례안을 홈페이지에 공고하여 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11월에 공청회를 실시한 후 12월 말에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조례안이 입법예고 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그에 대한 반대의 움직임이 격렬하다. 이 격렬한 반대 움직임 때문에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루어졌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임으로써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왜 그렇게 격렬한 반대의 대상이 되는걸까? 반대 이유를 기사에서 찾아보니, 10월 8일 진주교육청 앞에서 경남학생인권조례 반대집회를 한 진주시기독교총연합회 측은 ‘경남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탈하고, 학생들의 성적 문란을 야기하며, 동성애를 부추기고, 경남을 예맨 난민들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주장을 마음에 두고 다시 한 번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읽어 보았다. 조례안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견할만한 조항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억지로 이해하자면, 학생들의 인권, 즉 평등권, 참여권 등을 보장하는 조항에서 교권을 침탈한다는 주장을, 성정체성이나 임신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에서 성적문란의 야기와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주장을, 그리고 난민이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에서 경남을 예멘 난민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듯하다. 조례안에 대한 이 분들의 오독, 의도적 오독이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결국 문제는 인권, 차별금지, 성정체성, 성인지 교육 등의 단어가 들어간 조례에 대한 감정적 적대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의 논리가 조항의 의도와 목적, 또 그 예상된 결과를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차별금지 조항은 인권침해와 차별 등의 부정적인 행위를 금하는 조항이지 되려 다른 행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차별금지를 반대한다는 주장은 차별하는 것이 옳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헌법 조항(11조 1항)이 명시하고 있는 사회적 대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차별을 금지하면 그 차별 대상이 되는 정체성이나 행위를 확산시키게(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억지 논리는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자 하는 마음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또 하나 이 분들에게 학생 혹은 청소년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청소년은 결핍되거나 부족한 인간인가? 청소년은 하나의 인격을 가진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우리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천부의 인권을 가진 동료시민이다. 성인들이 함부로 그들의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결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을 위해 그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 성평등 교육이나 성인지 교육은 균형 잡힌 사회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 그래서 그 누구도 성별, 나이, 장애, 학력, 성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서로에 대한 폭력이 없는 평화롭고 건강한 사회가 아닌가? 인권 교육, 성인지 교육, 성평등 교육은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법과 조례를 통해서 각 교육담당자에게 이 교육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반대하시는 분들은 평화롭고 건강한 사회를 원치 않는다는 것일까? 그 마음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강문순 (진주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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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애 2018-10-27 06:39:09
민감해야 할 부분에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이야기 하는 당신들의 윤리는 무엇입니까? 성평등의 정의를 찾아보셨나요? 남성, 여성 뿐만이 아니라 수십가지의 성소수자가 포함 되어있는 사항을 왜 그녕 넘겨 짚어야 하나요? 동성애 유전자는 앖다고 밝혀졓고 정신분석학적 문제가 있는데 치료하려 하지 않는데 왜 그런것을 아이들이 알아야 하나요? 동성애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에이즈 환자증가는? 아이들을생각하

서재규 2018-10-26 03:04:31
나이 장애 학력 출생지등 대부분이 법으로 지금도 보장하고 있다
근데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 임신 출산까지 인권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면
학생이 임신을 해도 차별말고 간섭말라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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