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일상 속 ‘팬덤문화’, 바야흐로 덕질하는 시대
[대학생칼럼] 일상 속 ‘팬덤문화’, 바야흐로 덕질하는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8.10.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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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지하철을 지나다 광고 전광판에 아이돌 사진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우두커니 섰다. 한두개가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을 광고하나 했더니 아이돌의 생일이며 데뷔일이며 축하하는 것도 참 다양하다. 음지의 아이디어가 이렇게나 양지로 떠오르다니, 생경하고 놀라운 풍경이다. 전광판 옆에 삼삼오오 모여 포스트잇으로 가수에게 메세지를 남기기도 한다. 광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 관련 용어로는 ‘오덕’, ‘덕질’, ‘빠순이’ 등 이런 것들이 놀림거리가 되던 시대는 지났다. 당당하게 덕질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덕질의 대상은 무한하다. 가수와 아이돌이 시발점이 되어 배우, 매니저, 심지어 요즈음에는 정치인까지 그 대상이 된다. 팬들은 팬미팅부터 굿즈 제작 및 판매에 참여하는 것은 기본이고, 돈을 모아 밥차를 사서 보내주거나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한다. 많은 팬들이 모이면 못할 일이 없다. 이렇게 다양한 나이대, 직업, 성별의 서로 사회에서 접점이 없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한 사람에 의해 하나가 된다. 팬미팅 등의 현장에서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주부까지 모여있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어찌 보면 팬덤 문화를 통해 많은 세대가 섞일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또 덕질로써 누군가의 지루한 일상생활은 덕질을 위한 양분과 투자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기도 한다. 당장 조금 공부를 덜 하고, 돈을 덜 벌게 될지라도 이가 결과적으로 순영향인지 악영향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좋아하고, 넘어서서 덕질한다고 하면 ‘그가 너를 밥먹여주느냐’고들 한다. 덕질을 위해 팬들이 방대한 돈을 쓰고, 쪼개고 쪼개 시간을 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덕’들은 이렇게 대답하고 싶을 것이다. ‘난 사실 그들로부터 행복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팬덤문화는 더이상 막아서 될 문제가 아니다. 한두명의 유난이 아닌 그야말로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팬덤문화는 이제 일상 속까지 스며들고 있다. 하기야 그렇다. 이제까지 왜 그렇게 비난받아 왔던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진정 밥맛 나게 하거늘.
 
김주형(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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