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곶감
  • 경남일보
  • 승인 2018.11.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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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
이 계절에 생각나는 시조 한 수가 있다. ‘반중 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이 아니라도 품음 즉 하다마는/ 품어서 반길 이 없으니 글로 설워 하노라’ 노계 박인로가 한음 이덕형의 집을 방문했다가 잘 익은 홍시를 보고 읊은 시이다.

▶오늘이 입동(立冬)이니 감이 익어가는 그 즈음이다. 때마침 하동악양의 대봉감축제도 열려 성황을 이뤘다. 겨울에 접어든다는 입동 즈음이면 농촌지역은 추수도 끝나 농한기에 접어든다. 입동 날 갓 추수한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나눠 먹는 세시풍속은 겨울나기를 준비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훈아가 만들고 부른 대중가요 ‘홍시’가 떠오른다. 홍시가 익으면 울 엄마가 생각난다는 내용이다. 남의 집에 들러 감 한 개를 가슴에 품고와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은 효심이나 매번 맞이하는 가을 감 익을 즈음이면 엄마가 생각나는 생전에 못다 한 자식의 효심은 고금동(古今同)인 듯 하다.

▶요즘 우리고장 산청지역에선 곶감 깎기가 한창이다. 동네마다 주홍 빛 곶감건조대가 장관을 이룬다. 겨우내 말려 선물용으로, 간식용과 제사용품으로 귀하게 팔려 나간다. 곶감이 오르지 않으면 제사상이 아니니 곶감은 죽은 자도 좋아하는 과일인 듯 하다. 올해도 곶감의 풍년을 기원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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