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장군 안중근
[경일칼럼] 장군 안중근
  • 경남일보
  • 승인 2018.11.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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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서울 남산 팔각정에서 백범광장으로 내려오면, 시립도서관 앞에 길고 하얀 돌에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收命)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서(安重根 書)’로 새기고 손도장이 찍혔다. 한참을 쳐다보던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진다.

A “읽고 해석해보소.”

B “‘견리사의 견위수명, 이익을 보면 그것의 옳음을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거두어라. 대한국인 안중근 씀’이지요. 나도 물어봅시다. 수인은 어느 손입니까?”

A씨는 오른손을 펴고 손등을 수인에 가져가더니 “오른손!”이라한다.

이 광경을 안중근이 본다면 ‘사형을 앞두고 뤼순감옥에서 글을 쓰고 왼손바닥에 먹을 묻혀 눌러 찍어 낙관으로 한 것이다. 약지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 마디 하나가 없다. 이는 오른손 약지는 이토를 처단하기 위하여 아껴 둔 것이다’ 라고 할 것이다.

안중근은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되자 간도를 거쳐 연해주로 망명한다. 1908년 대한의군참모중장으로서 300여명의 의병들을이끌고 국내진입작전을 벌여 두만강 근처 홍의동과 신아산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포로수용소가 없으면 포로를 석방해야 한다는 국제법에 따라 일본군 포로를 석방한 결과, 석방 포로의 안내로 공격을 가한 일본군과 영산전투에서 패해 세력을 잃게 된다. 1909년 11명의 동지와 단지동맹을 맺으며 대일항쟁을 계속할 것을 다짐한다.

지난달 26일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 처단 109주년 되는 날이다. 이날 오전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이토와 수행원 3명을 권총으로 저격하고 “코레아 우라(한국 만세)”를 외친 뒤, 러시아 헌병에게 체포됐다.

안중근은 재판정에서 대한의군참모중장 자격으로 이토를 사살했으니 군사재판을 열어달라고 요구하였고 당당하게 법정에서 이토의 죄상을 밝혔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 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등을 나열하였고, 이토를 죽인 이유를 그가 있으면 동양 평화를 어지럽게 하고 한일간이 멀어지기 때문에 죄인을 처단한 것이다.

안중근은 이듬해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고, 31세가 되는 1910년 3월 26일 사형집행일에 공판정을 왕래할 때, 경호를 맡았던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에게 생애 마지막 유묵인 ‘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군인본분,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은 군인 본분)’이라는 군인의 각오를 써주고 뚜벅뚜벅 형장으로 향했다.

유족은 일제의 추격을 피해 러시아령 목단강시와 수이펀허 사이에 자리 잡는데, 일본 밀정이 끈질기게 따라와 개울가에서 물놀이 하는 7살짜리 장남 안문생(분도)을 독이 든 과자를 먹여 죽였다. 어머니와 부인의 죽음에 날짜조차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주권을 강제로 빼앗긴 시점부터 되찾을 때까지 투쟁을 독립전쟁으로 봐야겠다. 일제감점기는 일제에 대항하여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전쟁기간이다. 따라서 안중근은 의군중장으로서 전시에 적장을 처단한 것이라 ‘장군 안중근’이라는 칭호가 적격이다.

 
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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