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석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11월의 쌀쌀한 아침, 뉴스를 틀어놓고 학교 갈 준비를 한다. 머리를 말리고 스프레이를 뿌린 후 옷을 입는다. 가방에 노트북을 담고 양말을 신으며 준비를 마친 이때 ‘데이트 폭력’사건에 대한 뉴스가 들려온다. 평소 데이트 폭력 관련 뉴스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들려온 뉴스에 난 한숨만 내쉰 후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정류장에서 학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데이트 폭력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왜 데이트 폭력은 끊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휴대폰에 검색을 해보았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정의는 내가 알던 것과는 달랐다.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간 교제 과정에서 일어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행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연인 사이 간 옷차림에 간섭하는 행위와 누구를 만나는지 묻는 거조차 데이트 폭력에 해당됐다. 나는 사례를 읽어가며 사랑하는 관계에 도대체 무엇이 허용되며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의문이 생겼다.
버스를 내려 학교를 올라가는 길에 손을 잡고 다니는 연인들이 보였다. 순간 ‘저 연인들은 데이트 폭력에 대한 정의를 알고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분명 서로 누구를 만나는지부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옷차림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텐데. 이런 행위들 모두 데이트 폭력이다.
데이트 폭력은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연인들은 자신이 폭력을 가하는지 당하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 나 또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세뇌시키는 중이다. 심각한 폭력만이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에 기분을 항상 생각하며 연인 관계가 지속되어야 한다. 아직도 주변 친구들은 데이트 폭력에 대해 모르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정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독자들은 ‘대체 그럼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나는 연인이라는 관계에 폭력이라는 단어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사랑으로 대하고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
성민석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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