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77년만의 귀향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77년만의 귀향
  • 김귀현
  • 승인 2018.11.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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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산청 떠나…30일 국립진주박물관서 재건 전시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7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국보 제105호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전시를 위한 터 파기 공사를 시작해 오는 30일께 복원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범학리 삼층석탑은 9세기 무렵 제작된 후 조선시대까지 사찰과 함께 경호강이 바라보이는 둔철산 자락에 자리해 있었다. 석탑이 허물어져 있던 것을 1941년 일본인 골동품상이 매수해 산청을 떠나게 됐다. 이후 석탑은 대구의 공장 공터에 해체돼 보관됐다가 조선총독부 박물관의 실태조사 때 발견돼 1942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 삼층석탑은 1946년 미군 공병대의 도움을 받아 경복궁 안에 세워졌으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돼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진주박물관이 석탑의 진주 이관을 요청해 2017년 2월 이전이 결정됐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석탑의 전시에 앞서 역사·미술사 및 과학 조사 등 다각적 종합 연구를 했다.

전형적인 통일신라 양식을 계승한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은 경남지역 석탑으로는 유일하게 탑 외면에 부조상이 새겨져 있다. 석탑 상층 기단에는 8구의 신장상, 1층 탑신에는 4구의 보살상이 정교한 수법으로 새겨져 있어, 당시 매우 정성들여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장상과 보살상의 조합은 독특한 사례로 통일신라 후기 석탑 양식 연구에 중요한 지표가 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당시 뛰어난 조각기술과 경남지역 불교미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국보 제105호로 지정됐다.

범학리 삼층석탑은 일제강점기 때 수난을 겪었다. 당시 일본인이 석탑을 옮겨가는 과정에서 석탑 부재 중 하대석 이하 일부분이 결실됐다.

복원을 위한 석탑 분석 결과 부재는 국내 지질 분포가 적은 섬장암이었다. 박물관 측은 산청군 범학리 일대 지질과 산지 조사 중 섬장암이 넓게 분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범학리와 근접한 정곡리에 폐 채석장이 있었고, 동질성 분석에서 석탑 부재와 동일한 섬장암 광산임이 밝혀져 이를 복원 부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복원 재료를 원 석탑 부재와 동일한 산지의 돌로 복원한 사례는 국내에서 극히 드문 경우로 석탑은 77년 만에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찾게 될 예정이다.

복원한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은 국립진주박물관의 상설전시실 개편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30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국립진주박물관은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전시 공사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연구 결과를 종합한 학술조사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범학리 삼층석탑은 9세기 무렵 제작된 후 조선시대까지 사찰과 함께 경호강이 바라보이는 둔철산 자락에 자리해 있었다. 석탑이 허물어져 있던 것을 1941년 일본인 골동품상이 매수해 산청을 떠나게 됐다. 사진은 대구의 공장 공터에 해체된 채 보관됐던 석탑.
석탑은 1946년 미군 공병대의 도움을 받아 경복궁 안에 세워졌다. 1994년까지 전시될 당시 석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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