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항공우주산업과 이순신의 배 12척
[의정칼럼]항공우주산업과 이순신의 배 12척
  • 경남일보
  • 승인 2018.11.0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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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열(경남도의원)
내고향 사천 들녘은 황금빛 곡식이 무르익어 정감이 있고 넓고 잔잔한 남해의 푸른 바다는 이순신 장군께서 거북선을 처음 띄우고 승전고를 울린 곳이다. 가을은 풍성한 결실을 맺어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보상을 받는 계절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는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남의 주력산업인 기계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조선과 자동차산업은 한 번 꺾인 고개를 들어올리기에 너무 힘겨워 보인다. 불야성을 이루던 창원산단의 기계산업과 거제·통영의 조선산업 불황으로 그 지역경제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 와중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항공산업의 한 단계 도약은 물론 KAI가 안고 있던 방산비리 수사와 마린온 헬기추락, 고성날개공장 신축문제로 겪은 사천시와의 갈등, 이런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켜줄 ATP사업마저도 수주실패로 끝나버려 아쉽기 그지없다. ‘수주 실패를 두고 북한문제에 몰입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실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의 희생물이다’ 등 여론이 일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세계유수 기업들이 기업의 손익을 따져 출혈을 감내하고서라도 저가를 제시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어찌되었건 경쟁에서 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좋은 결과를 만들면 될 일이다.

이번 수주는 KAI는 물론이거니와 사천시민의 희망이자 지역경제를 좌우할 문제이기도 했다. 그 희망이 송두리째 날아가버려 실망을 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KAI는 입장표명이나 앞으로의 대책에 대한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어 시민들은 한 번 더 실망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도내 산업을 총괄하는 경남도에서도 앞으로의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선도산업을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할 책임은 도외시한 채 제조업의 스마트공장 사업에만 사활을 걸고 있다. 도내 대표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의 불경기 장기화로 제조업이 더 이상 전진하기 힘겨운 실정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지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스마트공장은 우선순위에서 한 참 밀려 진행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있다.

명량해전의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전투에 집중했다. 이 부분을 응용하여 김경수 도지사에게 “경남 사천에는 항공산업이 남아있습니다”라고 알려 주고 싶다. ATP사업은 항공산업의 한 분야이다. 아직도 MRO사업도 남았고 사천, 진주의 국가항공산단의 조성과 항공관련 기업의 집적화 등 항공산업을 부흥시킬 여력이 있다. 우리 지역이 도내 유일의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부분은 항공산업의 성공을 부가시키는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공군과 함께하는 2018 사천에어쇼’가 지난 10월25일부터 나흘간 사천일원에서 열렸다. 항공부품 글로벌비지니스 상담회 등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로 30만 명이 넘는 관강객이 다녀가고 140만달러의 수출 가능성을 통해 항공산업의 발전에 보탬이 되었다. 사천을 중심으로 하는 항공산업의 부흥과 더불어 모든 노력을 동원하여 사천공항의 주중, 수요일 증편과 국제공항 승격, 기간시설의 확충 등 심도 깊은 검토를 거쳐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강도 높은 추진력이 또 한 번 요구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경남의 산업을 선도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할 사업은 항공산업이라는 사실은 대다수 도민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경남도는 도민의 심중을 헤아려 승산이 있는 산업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도민이 한 사람으로 바라는 바이다.
 
박정열(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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