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하나로 26인분 국 끓여라” 경악한 증언
"통조림 하나로 26인분 국 끓여라” 경악한 증언
  • 경남일보
  • 승인 2018.11.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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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심했으면, 함안에서 네살 장애아를 둔 학부모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 원장을 고발합니다’란 글을 올렸겠나. 이 학부모는 “4개월 동안 교사들 간 잦은 다툼이 벌어져 폭언, 고함과 욕설을 하고 서류로 책상을 내려치는 행동을 장애아동 8명이 보는 앞에서 벌였다”고 주장했다. “중재 요청에도 원장은 이를 묵인·방치했고, 그런 환경에서 지낸 아이들이 자해나 폭력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해에 가까운 올 여름 폭염에도 뜨거운 차량에 아이들을 바로 태웠다고 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3살도 안 된 아이도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원장이 통조림 한 개로 교사를 포함 26명이 먹을 국을 끓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곳이 어린이집인가, 말문이 막힐 뿐이다. 부모들 역시 경악했다.

함안 어린이집 원장의 장애아 학대사건은 충격이 크다. 어린이 집에서 일어난 학대사건을 접한 부모들의 분노는 확산일로다. 함안군이 부랴부랴 움직이고 이사회 결의에 따라 “원장 사직서 접수 시 승인·조치할 것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점검을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이 터져 큰 문제로 비화돼야 당장 해결할 것처럼 요란을 떠는 전시행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어린이집의 학대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재발을 막으려면 가해자를 엄벌하고 강력한 행정조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원장·보육교사 양성과 선발과정,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찾아내 고치는 근본적인 처방도 같이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실내 바닥의 누수를 손보지 않아 바가지로 물을 퍼낼 지경으로 교실마다 곰팡이가 가득해 아이들은 까치발을 하고 다녀야한다”면서 “겨울에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감기가 나을 날이 없다”는 이게 어린이집 현주소라 생각하니 분통과 한숨만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자녀를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나. 어린이집 원생 학대를 더는 방치하거나 대책만 요란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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