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한달만에 전원책 ‘셀프 경질’
한국당, 한달만에 전원책 ‘셀프 경질’
  • 김응삼
  • 승인 2018.11.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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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당 지도부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전원책 조직강화특위원회 위원을 해촉했다.

전 변호사를 경질한 표면적인 이유는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적쇄신의 강도를 둘러싼 이견이 깔렸다. 한국당이 ‘십고초려’를 한 전 변호사를 한달만에 ‘셀프 방출’하면서 당내 혁신 작업은 타격을 입게 됐다. 제대로 된 혁신을 하겠다고 어렵게 영입한 외부 인사가 정작 ‘혁신의 칼’을 빼 들자 내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전 변호사 경질로 조강특위의 본래의 역할인 인적쇄신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의 기강과 질서가 흔들리고 당과 당 기구의 신뢰가 더이상 떨어져서는 안 된다”며 전 변호사 경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전대 일정 관련해서도 더이상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그렇게 되면 당의 정상적 운영은 물론 쇄신 작업에도 심대한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위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인적 쇄신을 포함해 비대위에 맡겨진 소임을 기한 내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당 혁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내년 2월 말 전후 새롭게 선출되는 당 지도부가 새로운 여건 위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전 변호사를 경질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일 아침 전 변호사가 김 위원장에게 ‘그런다고 대권이 자기한테 갈 줄 아느냐’ ‘전권을 준다더니 뒤통수를 친다’고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대위 내 기류가 급변했다. 김 사무총장은 9일 저녁 전 위원을 4시간넘게 면담하고 ‘내년 2월 말 새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를 받아들이라는 ‘최후통첩’을 했으나, 그간 ‘전대 연기’를 주장해온 전 위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김 사무총장은 비대위원 전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했으며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해촉 결정을 내렸다. 전 위원에게는 해촉 사실을 문자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책 변호사는 해임 소식을 듣고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감히 청하진 못하나 본래부터 바라던 바)”이라며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에 무슨 미련이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지금이 예산 정국인데 (비대위의 목표 시점인) 12월 15일까지 사람을 어떻게 자르겠나”라며 “결국 한국당이 인적 쇄신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거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를 쫓아내기 위해 명분 싸움을 하는 것인데,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니까 해촉을 한 것”이라며 “전권을 준다면서 계속해서 제동을 건 이유가 그것이다. 자기들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하고 싶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마포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 인사를 넣어달라고 요구했나’라는 질문에 “그때가 갈등의 시작이었다. 첫 약속과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월 말 전대를 하겠다는 것은 저를 하청업체로 취급하는 것 아닌가”라며 “정도를 걷기가 참 힘들다. 한국 보수정당의 재건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너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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