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연료전지의 기억과 수소경제시대의 준비
[경일시론]연료전지의 기억과 수소경제시대의 준비
  • 경남일보
  • 승인 2018.11.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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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얼마 전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현대가 만든 수소차 ‘넥쏘’를 시승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퍼졌다. 유수한 세계 자동차업체 중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의 수소차 기술은 시대별로 기술력과 경제력을 선도해 왔던 우리나라의 철강, 선박, 자동차나 반도체 및 휴대전화 제조기술에 이은 쾌거이다. 경남의 산업구조 개혁방향도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 수소충전소에서 택시기사가 충전하고 수소차 시승이 결코 간단치만은 않은 수소사회 내지 수소(경제)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가 시작되고 중반쯤 지났을까? 지금은 주유소로 들어서 버렸지만 창원대로가 시작되는 곳에 창원시는 수소스테이션(수소충전소) 부지를 제법 큰 규모로 고려한 적이 있었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계 주변에서 새어나와 회자된 바는 미래의 자동차로 ‘아버지’는 전기차를, ‘아들’은 수소차를 예견했다던 때다. 누가 맞았는지 단언키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는 오늘의 수소차를 생산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반면에 창원시는 이제 다시 수소사회를 준비하려 한다. 수소차는 수소전기차로도 불리어지지만 수소연료전지차가 맞다. 차 내부에 설치한 연료전지에 수소를 보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운행한다. 핵심은 연료전지이다. 연료전지는 가솔린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이기 때문이다.

연료전지와 관련하여 십여 년 전 일이다. 도내 대형선박업체들이 생산, 수출하는 선박의 대부분이 디젤엔진이어서 바다에 버려지는 폐수와 연안에 내품는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급기야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2020년부터 이를 규제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비하려던 계획이 선박에 연료전지를 장착하여 입출항시에는 전지전력으로 운항케 하자는 복안이었다. 도내생산 수소연료전지 선박들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세계시장 경쟁력을 지속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당시 퓨얼셀(미), 롤스로이스(영), 그리고 안살도(이) 등 몇몇 업체의 몫이었고 대당 가격도 수십억이었다. 일단 대형1기를 먼저 도입하여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를 활용하면서 전지구조를 연구하여 선박탑재가 가능한 독자적인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내 모 선박엔진업체와 함께 그들을 접촉한 결과 전지의 도입과 사용은 가능하나 기술이전이 불가하였고 전지에 상표 하나도 분리해체할 수 없는 등 개발·활용의 길이 완전 차단되었다. 그 후 도내 선박건조업체들도 어려움이 가중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파트에 공급되는 도시가스로 동별 옥상마다 수소생산설비와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수소발전을 통해 완전 무공해전력으로 주거혁명, 에너지혁명을 꿈꾸던 때도 그 무렵이었다.

수소는 무공해사회를 구현하는 새로운 경제시대를 열 수단이다. 전기차는 충전을 해야 하고 전기 생산을 위한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공해도 유발될 수가 있으나, 수소는 무한 자원이자 환경오염이 없는 에너지원이라는 강점이 있다. 수소의 안전한 생산과 저장, 유통과 활용 등의 고난도 기술이 여전한 과제이지만 수소경제시대를 여는 데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에게는 핵 이상의 자원이다. 산업부에서도 데이터, 인공지능과 함께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분야로 설정하였다. 이 중 수소부문이 경남 제조업환경과 밀접하면서 가장 빨리 흡수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오래 전부터 수소시대를 꿈꿔왔던 창원과 경남이다. 수소의 생산·가공과 저장기술, 연료전지의 개발, 연료전지차의 소재와 안전기술 및 수소차를 위한 엔진과 변속기 같은 핵심동력부품 생산 등 산업구조의 일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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